그 강-안서영
2022.04.14 20:40
그 강
안서영
문 열면 들어 서는 들녁
산, 능선, 자색, 푸르름
그 산을 돌아서
강이 흐르고 있었지
겁없이 떠나 온 익숙한 땅
앞 보이지 않던 길
미끌어지고 넘어지면서 어디쯤을 지나 올 때면
어김없이 들어 차던 강물 소리
책보 허리에 매고 건너던 돌 다리위로 다리가 놓이고
가마 타고 시집 간 아랫집 순희언니
메밀밭에 벌을 키우던 상진 아저씨네
밥먹어라 부르면 노란 불들 켜지던 골목
시곡댁 영광댁의 기억을 일깨우는
폭설暴雪 묻혀오던 어머니의 편지에
온종일 내 안에 쏟아지던 또 다른 폭설
수평으로 흘러도 강물이 차오르 던 곳,
아침마다 달리는 길들이 더 없이 익숙해져도 낯설은
이국의 한 끝
커버린 아이들 집 떠나고 혼자 남은 비임은 더 크고 설다
돌아가고 싶다
세상에서 늘 절름대는 내 세월을
그 강에선 편하게 말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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