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새-이성열

2007.07.31 08:16

미문이 조회 수:202 추천:18

나무는 내가 심고 가꾸지만 수확은 새가 먼저 와서 한다 제일 먹음직 한 열매 하나라도 애지중지 무르익기 기다려 보지만 내가 딸 수 있는지는 오직 훗 날 새의 자비에 달려 있다 나는 새를 나무라지도 못한다 새가 언제나 저렇게 당당하므로 이제 나는 다른 나무를 심어야 한다 과목의 생명의 비밀을 진정 아는 건 새의 영혼일지도 모르므로...... 나무를 심고 나도 한 세상 생명의 비밀을 아는 새가 되어 살자 그래서 손님처럼 주뼛주뼛 주눅들지 않고 저렇게 의연하고 대범하게 살면서 탐스럽고 기찬 열매를 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