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이윤홍
2007.08.20 07:56
꽃밭에서
이윤홍
데스칸소 가든*엘 갔습니다
75종 2만2000송이의 튤립이 피어있는 곳
봄 보다 먼저 제 철을 만난 꽃들에 눈이 빠져
그만 그녀를 잃어 버렸습니다
꽃만 보이는 꽃밭을 왼 종일 헤매다가
그녀가 꽃이 된걸 꽃속에서 알았습니다
무슨 빛의 튤립이 되었는지 알려나 주시지
화려하게 만개한 저 많은 꽃들 중에
어느 꽃이 그녀인지 알 수가 없어
이제 막 자태를 드러내는 보라 빛 튤립들을 향해
"여보" 하고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오호,
그 많은 튤립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리더군요
그녀가 화들짝 놀라 옆구리를 콕 찌르며
"미쳤어" 하는 말에
꽃들이 목 젖히며 까르르 웃어대고
봄바람탄 상춘객도 깔깔대는 바람에
그녀 손 잡아끌고 꽃밭 깊이 뛰어들었습니다
머리카락 보일라 꽃속으로 꼭꼭 숨었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46 | 탁상달력-안경라 | 미문이 | 2007.01.19 | 216 |
445 | 소냐를 생각하면서-고대진 | 미문이 | 2007.01.22 | 308 |
444 | 생가 - 강성재 | 미문이 | 2007.01.29 | 254 |
443 | 목타는 도시-전지은 | 미문이 | 2007.02.08 | 255 |
442 | 나이테의 소리가 들리나요-유봉희 | 미문이 | 2007.02.19 | 209 |
441 | 안경- 정문선 | 미문이 | 2007.02.28 | 222 |
440 | 프리지어 간호사-윤금숙 | 미문이 | 2007.03.07 | 374 |
439 | 엄마의 골무-강학희 | 미문이 | 2007.03.19 | 222 |
438 | 걷는 꽃-석정희 | 미문이 | 2007.03.30 | 250 |
437 | 정(情)-정용진 | 미문이 | 2007.04.09 | 146 |
436 | 홍어-한길수 | 미문이 | 2007.04.17 | 255 |
435 | 사랑의 샘 제 10장 - 전상미 | 미문이 | 2007.04.24 | 281 |
434 | 존재의 숨박꼭질-홍인숙 | 미문이 | 2007.05.13 | 204 |
433 | 사랑의 바이러스-박경숙 | 미문이 | 2007.06.07 | 266 |
432 | 클릭-윤석훈 | 미문이 | 2007.06.29 | 199 |
431 | 표고목-이기윤 | 미문이 | 2007.07.10 | 197 |
430 | 내사랑 진희-이상옥 | 미문이 | 2007.07.20 | 356 |
429 | 당당한 새-이성열 | 미문이 | 2007.07.31 | 202 |
» | 꽃밭에서-이윤홍 | 미문이 | 2007.08.20 | 158 |
427 | 떠 있지 못하는 섬-임영록 | 미문이 | 2007.08.28 | 6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