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의 밤을 맞이하여 / 정문선

2009.05.18 10:44

미문이 조회 수:313 추천:1

성모의 밤을 맞이하여 정문선 성모님, 영적 풍요로움을 주시는 어머님의 하늘 빛 옷깃을 닮으려고 온갖 꽃들이 새벽부터 눈부시게 피어난 오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아이를 해산하는 산모(産母)처럼, 대지는 얼어붙은 긴 진통을 견디어 싹 트는 봄을 맞이하고 우리들은 사십일 동안 굶주리며 수난을 이기신 예수님을 통해 부활로 깨어났습니다. 묵주 알이 열정의 붉은 장미꽃이 되어 피어내린 동산에 사랑과 고마움을 일깨워 주시던 별들이 내려다보는 숭고한 눈길 아래로 깨끗한 마음들이 성체를 모시고, 어머님과 함께 마음에서 울어나는 사랑의 축제를 하기 위하여 촛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절약하고 깨우치며 부활절을 기리던 신자들이 “성모의 밤”을 준비하여 어머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자 정성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상하시고 속정이 깊으신 어머님께 우리들의 마음을 보이고자 하는 이 밤 왜 그리도 당신께서 흘리신 눈물이 젖어오는지요. 사랑하시던 아드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을 당하시던 날의 눈물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탄생하신 구유에서 추위와 무장한 군화 소리를 벗어나기 위해 피난하시던 고난의 눈물 ..... 수 없이 눈시울이 뜨거웠던 눈물들! 오늘 밤 만은 잊어주세요. 어머님! 오늘밤은 어머님의 밤입니다. 어머님께서 이루고저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더 간절히 인식하고 마음속에 기억하여 새기며 어머님께서 원하시는 공동체를 가꾸기 위하여 노력하는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슬프고 가슴 아플 때 마다 이렇게 어머님을 알고 사랑하며 기도 할 수 있고 위로 받을 수 있어 우리는 행복합니다. 간절히 구하면 길을 열어주시는 어머님! 우리에게로 보내주신 연두 빛 오월의 밤, 이 성스러운 사랑의 밤에 당신만이 살아있는 참사랑의 표징이라고 다시 맹세합니다. 옥합을 깨트려 예수님 머리에 값비싼 순(純)나르드 향유를 부은 여인처럼 당신의 발 아래 기도 하게 해 주십시오. 보십시오! 어머님, 우리가 차린 저 환한 불빛들 작은 것이오나 우리들의 마음입니다. 저 불빛 같이 환하게 웃으시는 어머님의 행복한 모습이 보고 싶은 우리들입니다. 오늘만이 아니고 언제나 어머님을 이토록 찬양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여주소서. 날마다 신발을 벗으면서 오늘은 무슨 흔적을 남기고 왔는지 물어 오늘보다 더 그리스도께 가까이 가는 지름길을 알려주시는 성모님께 겸손의 덕을 배워 살게 하여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