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오는 날의 풍경
2011.02.27 13:19
비가 흩뿌리는 후리웨이를 달린다
풀 숲 사이사이
허옇게 널부러져 있는 쓰레기들
순간의 속도로 눈조리개가 작동한다
버려진 것들과
버려지지 않은 것들이
또렷한 영상으로 인화된다
소용이 다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되고 만 소모품들
그리 되고 말 것이라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들
생명에 속한 것
생명에 속하지 않은 것의 이질감
섞일 수 없는 본질의 차이가
한 겨울
어느 모퉁이에 쳐박혀 바스러지는 쓸쓸함
가슴을 훑는다
짓눌린 먹구름이 울어댄다
하늘의 소리가
녹슨 가슴을 펌프질 하며
울컥울컥 올라온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 | 되살아난 기억 | 배송이 | 2007.05.29 | 1594 |
38 | 간격 | 배송이 | 2007.06.14 | 1540 |
37 | 능소화 | 배송이 | 2007.06.12 | 1443 |
36 | 후리지아의 미소 | 배송이 | 2007.06.06 | 1389 |
35 | 나를 잃은 시간 | 배송이 | 2007.05.23 | 1369 |
34 | 선택 | 배송이 | 2007.05.01 | 1342 |
33 | 비밀 | 배송이 | 2007.06.20 | 1326 |
32 | 갈등 | 배송이 | 2007.04.16 | 1136 |
31 | 나 배고파 새 | 배송이 | 2011.03.28 | 1012 |
» | 어느 비 오는 날의 풍경 | 배송이 | 2011.02.27 | 1010 |
29 | 접붙임 | 배송이 | 2010.09.23 | 1003 |
28 | 그림 앞에서 | 배송이 | 2007.04.05 | 929 |
27 | 파르망티에 로(거리) | 배송이 | 2007.03.01 | 922 |
26 | 슬프다는 것 | 배송이 | 2007.03.08 | 900 |
25 | 벽 | 배송이 | 2007.03.24 | 850 |
24 | 나는 알고 싶다 [1] | 배송이 | 2011.10.08 | 838 |
23 | 일회용 | 배송이 | 2007.03.14 | 816 |
22 | 착각 | 배송이 | 2011.06.26 | 809 |
21 | 다른 곳에 내리는 비 | 배송이 | 2007.03.06 | 797 |
20 | 바람 속에서도 | 배송이 | 2007.02.20 | 7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