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2021.02.07 20:16
추천 詩 감상 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 정국희
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정국희
그가 벽에 기대앉아 곁눈질로 내 몸을 훔쳐보고 있다
맨살이 보이기만 하면 죽어라 달겨드는 몸매가 호리호리 한 그는 내 피가 달다는 걸 천성적으로 알고 있는 족속이다
자기 몸을 되레 먼저 덮칠, 내가 지금 찰나를 노리고 있다는 걸 까마득히 정신 놓은 채
그는, 오늘 밤 누워 있는 내 몸을 감히 입맛 다시며 비명 지르기에 안성맞춤인 때를 기다리고 있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4월호 발표
정국희 시인
2008년 미주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신발 뒷굽을 자르다』 외 3권 있음. 재외동포문학상,가산문학상, 동주문학상해외작가상 수상. 미주시문학회 회장역임. 현재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3 | Drive Through | 정국희 | 2017.01.18 | 20 |
202 | 순환의 힘 | 정국희 | 2019.01.28 | 34 |
201 |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스페인과 포루투칼에서... | 정국희 | 2017.01.05 | 38 |
200 | 4월의 시 | 정국희 | 2020.11.29 | 40 |
199 | 새해에 바치는 노래 | 정국희 | 2021.01.18 | 40 |
198 | 왼쪽을 위한 서시 | 정국희 | 2019.01.30 | 43 |
197 | 알함브라의 사랑 | 정국희 | 2019.01.29 | 46 |
196 | 5월의 시 | 정국희 | 2020.11.29 | 46 |
195 | 루브르 박물관엔 전생의 내가 있다 | 정국희 | 2021.06.23 | 51 |
194 | 늑대의 조시 | 정국희 | 2019.02.08 | 54 |
193 | 아침부터 저녁까지 | 정국희 | 2021.02.27 | 55 |
» | 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 정국희 | 2021.02.07 | 58 |
191 | 친정집을 나서며 [2] | 정국희 | 2017.03.05 | 61 |
190 | '목줄' 시작 메모 | 정국희 | 2017.04.28 | 61 |
189 | Guess의 문제점 | 정국희 | 2021.04.05 | 61 |
188 | 이영광의 시 (작아지는 몸)감상 | 정국희 | 2019.03.24 | 64 |
187 | 방과 부엌 사이 | 정국희 | 2019.02.08 | 64 |
186 | 왼쪽을 위한 서시 | 정국희 | 2022.02.27 | 66 |
185 | 로스앤젤레스, 천사의 땅을 거처로 삼았다 | 정국희 | 2019.02.03 | 71 |
184 | 똥꿈 | 정국희 | 2019.02.28 | 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