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칸
2009.12.23 13:35
빈 칸
실패한 자린 외면했어야 했다
시간을 삭이는 고통
끈덕지게 앉혀 놓고
비열한 식욕으로 우적우적 삼켰던 心熱
헐은 위 속에 위염으로 위장하고 있다
담을 수도
매여놓을 수도 없는 시간을 연장하느라
입 속의 말을 달래던 시절
견디기를 포기한 한 때의 이념이
혼자이면서 혼자인 채 떨어져 나와
각자의 거리에서 오리무중으로 묶인 지금
관계해 온 관계가 더 이상은 아닌 관계로
대사 빠진 빈 칸에 밑줄로 남아 있다
내밀한 심연에 파장 일으키며
기다림을 과장한 듯
진동이 진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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