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상
2010.01.25 14:16
요지경 세상
동그란 링이
양쪽 눈썹에 두 개
코에 줄줄이 세 개
입술에도 다섯 개쯤 달렸는데
말하는 것 보니까 혀에도 쌍으로 달려있다
키스를 하려면 여간 걸리적거리는 게 아닐텐데
쪽! 입맞추며 껴안고 들어서는 두사람
말이 男女지 男男이다
장사 몇 년에 눈치가 귀신이라
여장을하고 비음을 내도
척 보니 유방도실리콘인데
철딱서니 없는 것들이라고 쯧쯧하기엔
개성이라고 끄떡끄떡 봐줘야 하는 시대
예전 같잖아서 흉 될 것 없어
별꼴이야 하는 눈초리로 째려봤다가는
장사 공친다
파랑머리 한 줄로 칼날같이 세웠거나
송곳으로 귀거리 했거나
스물스물 새나오는 뚱딴지 눈빛 집어넣고
하이!
사근사근 뽀소한 미소 보내야 한다
겉은 번지르르 조신해도 짐승보다 못한 인간
수두룩한 요즘 세상
귀걸이 코걸이 배꼽걸이가 무슨 대수랴
사람답게 살면 그만인 것을
장사 몇 년에 논어를 다 꽨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3 | 백석 시 감상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정국희 | 2019.02.20 | 1698 |
202 | 김수영의 너를 잃고 | 정국희 | 2016.12.01 | 1356 |
201 | 80년대에서 2천년대에 이르는 시의 흐름과 변증법 | 정국희 | 2012.02.03 | 1034 |
200 | 김승옥의 <무진기행>과<생명연습>에 대한 욕망의 삼각형 분석 | 정국희 | 2015.06.20 | 1001 |
199 | 신발 뒷굽을 자르다 | 정국희 | 2010.05.13 | 989 |
198 | 이상의 날개 작품 감상 | 정국희 | 2017.01.21 | 981 |
197 | 완도 | 정국희 | 2010.05.29 | 977 |
196 | 백석의 시 "수라" 감상 | 정국희 | 2017.01.16 | 934 |
195 | 점심과 저녁사이 | 정국희 | 2012.06.11 | 913 |
194 | 똥꿈 | 정국희 | 2011.02.01 | 905 |
193 | 생명파 시의 발생, 전개, 특성, 의미 | 정국희 | 2015.06.26 | 898 |
192 | 생과 사 | 정국희 | 2010.07.10 | 880 |
191 | 완도 정도리 깻돌밭 | 정국희 | 2009.11.05 | 879 |
190 | 등을 내준다는 것 | 정국희 | 2011.03.13 | 871 |
189 | 어느 일생 | 정국희 | 2010.02.19 | 867 |
188 | 상현달 | 정국희 | 2010.04.07 | 850 |
187 | 한국 현대시 문학사 | 정국희 | 2017.01.26 | 807 |
186 | 바람의 습성 | 정국희 | 2010.08.21 | 802 |
185 | 밤의 세레나데 | 정국희 | 2010.03.16 | 796 |
184 | 사주팔자 | 정국희 | 2012.12.26 | 7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