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상

2010.01.25 14:16

정국희 조회 수:694 추천:106



요지경 세상


동그란 링이
양쪽 눈썹에 두 개
코에 줄줄이 세 개
입술에도 다섯 개쯤 달렸는데
말하는 것 보니까 혀에도 쌍으로 달려있다

키스를 하려면 여간 걸리적거리는 게 아닐텐데
쪽! 입맞추며 껴안고 들어서는 두사람
말이 男女지 男男이다

장사 몇 년에 눈치가 귀신이라
여장을하고 비음을 내도
척 보니 유방도실리콘인데
철딱서니 없는 것들이라고 쯧쯧하기엔
개성이라고 끄떡끄떡 봐줘야 하는 시대
예전 같잖아서 흉 될 것 없어
별꼴이야 하는 눈초리로 째려봤다가는
장사 공친다

파랑머리 한 줄로 칼날같이 세웠거나
송곳으로 귀거리 했거나
스물스물 새나오는 뚱딴지 눈빛 집어넣고
하이!
사근사근 뽀소한 미소 보내야 한다

겉은 번지르르 조신해도 짐승보다 못한 인간
수두룩한 요즘 세상
귀걸이 코걸이 배꼽걸이가 무슨 대수랴
사람답게 살면 그만인 것을
장사 몇 년에 논어를 다 꽨다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2
전체:
88,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