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2008.03.13 14:37
동병상련同病相憐
꼭 탈랜트같이 생긴 여자가
택시도 못 들어오는
가늘고 가파른 길로 들어서자
햇볕 깔고 앉아 있던 노인
온 몸의 신경을 그 쪽으로 보낸다
길에서 문 열면
부엌으로 연결되는 집들이
다닥다닥 염치없게 붙어 있는 골목으로
선물 봉다리 터지도록
가쁜 숨 몰고 오는 것이
바야흐로 뭔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
호기심으로
단박에 무릎 펴고 일어 선 할머니
누구까?
동네 물정 꿰차고 앉아
타인의 내력까지 내 조상처럼
달달 외우고 있을 것 같은 눈동자가
금시초문같은 생김새를
어릿어릿 훑어 보는데
어머니!
그 여자 쓰러질 듯 울음 터트린다
긴가민가 숨죽인 순간이 풀리고
서로 안고 울고불고하는 장면을
앞치마 두른 채 오며 가며 본 내 눈
또르륵 눈물 흘린다
드라마 前 後도 보르면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3 | 이영광의 시 (고사목) 감상 | 정국희 | 2019.02.09 | 158 |
22 | 봄날은 간다 | 정국희 | 2019.02.17 | 80 |
21 | 백석 시 감상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 정국희 | 2019.02.20 | 1703 |
20 | 황지우의 시 두 편 감상 | 정국희 | 2019.02.23 | 163 |
19 | 똥꿈 | 정국희 | 2019.02.28 | 72 |
18 | 실크로드 예술의 리좀적 특징 [1] | 정국희 | 2019.03.03 | 398 |
17 | 기억을 사는 여자 | 정국희 | 2019.03.19 | 78 |
16 | 이영광의 시 (작아지는 몸)감상 | 정국희 | 2019.03.24 | 64 |
15 | <라캉의 주체>요약 | 정국희 | 2019.04.17 | 350 |
14 | 기도 [5] | 정국희 | 2019.05.21 | 151 |
13 | 가끔씩 | 정국희 | 2020.07.18 | 92 |
12 | 4월의 시 | 정국희 | 2020.11.29 | 40 |
11 | 5월의 시 | 정국희 | 2020.11.29 | 46 |
10 | 새해에 바치는 노래 | 정국희 | 2021.01.18 | 40 |
9 | 나는 그를 보고 있으나 그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 정국희 | 2021.02.07 | 58 |
8 | 아침부터 저녁까지 | 정국희 | 2021.02.27 | 55 |
7 | 세마춤 | 정국희 | 2021.03.03 | 121 |
6 | Guess의 문제점 | 정국희 | 2021.04.05 | 61 |
5 | 평론 '삶과 죽음의 변증법' | 정국희 | 2021.04.09 | 76 |
4 | 루브르 박물관엔 전생의 내가 있다 | 정국희 | 2021.06.23 | 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