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죄

2010.02.04 14:43

정국희 조회 수:783 추천:110




횡 죄橫罪


불경기 불똥이
이 쬐그만 가게에도 튀었는지
무료함이 하품으로 밖을 보는데
어라! 백 불짜리 하나
펄럭 떨어져 있다
앞 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절로 발이 뛰어 나가고
한술 더 뜬 손은 한 발짝 먼저 나가
부리나케 집어 왔다

웬 횡잰가 하면서도
가슴은 숭어처럼 뛰고
혹시 찿으러 오는 사람 없나
반눈 뜨고 밖을 보는데
양 쪽 팔에 불을 뿜고 있는 용 문신이
다 알고 왔다는 듯
뚜벅뚜벅 가차없이 들어 선다

겁먹은 표정 어렵사리 수습하고
What can I do for you? 했더니
뜻밖에도  
Just looking 한다

후유!
백 불짜리가 손 안에서 젖은 채로 나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 정국희 2016.05.04 791
182 달이 시를 쓰는 곳 정국희 2010.09.22 791
181 동창회 정국희 2010.06.23 787
180 여자 마음 정국희 2010.07.23 784
» 횡죄 정국희 2010.02.04 783
178 정국희 2010.02.19 781
177 아줌마라 불리는 여자 정국희 2009.09.06 781
176 바람 정국희 2012.02.03 780
175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정국희 2010.08.07 776
174 백석의 시 /고방/ 감상 정국희 2016.11.23 751
173 마네킹 정국희 2012.02.29 743
172 단전호흡 정국희 2012.02.09 732
171 파도 정국희 2008.11.19 731
170 청실홍실 정국희 2011.04.07 730
169 멸치젖 정국희 2009.08.15 728
168 가재미의 말이다 정국희 2009.08.20 727
167 꼬막 정국희 2010.11.30 724
166 불면으로 뒤척이다 정국희 2008.09.18 723
165 나이 값 정국희 2012.02.21 717
164 포쇄 정국희 2011.09.25 712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6
전체:
88,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