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
2012.02.09 09:49
단전 호흡
밝음과 어둠 한 곳에서 나오 듯
사랑과 미움도 본래 한 몸이었을 터
지그시 눈감고 심호흡으로
뒤적뒤적 어둔 구석을 뒤적인다
살 속에 길을 내놓고
숨죽이고 있던 애증과 갈등
천천히 포개지고 나눠진다
들숨 날숨 속 이물처럼 끼어
몸 안과 밖을 드나들던 못된 심성
평온한 듯 도사린 채
한 살림 차리도록 모르고 살았구나
몸 속 어드메 숨어 있다
종횡무진 핏돌들 마음데로 조정한 걸까
저 심성도 처음엔 사랑으로 시작 되었으리
그러다 문득
살아온 세상이 부러진 삽자루 같은 날
아슴아슴 차오른 미식거림이 미움으로 변했으리
서러운 미움
위장胃臟 속에 위장僞裝한 채 살았다 할지라도
이것 또한 살아 있는 흔적이라면
아직은 더 모질어야 하리
잘 삭은 미움 하나는 그대로 두고
호흡을 움켜쥔
설익은 심성만 날숨으로 끄집어낸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 |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 | 정국희 | 2016.05.04 | 791 |
182 | 달이 시를 쓰는 곳 | 정국희 | 2010.09.22 | 791 |
181 | 동창회 | 정국희 | 2010.06.23 | 787 |
180 | 여자 마음 | 정국희 | 2010.07.23 | 784 |
179 | 횡죄 | 정국희 | 2010.02.04 | 783 |
178 | 색 | 정국희 | 2010.02.19 | 781 |
177 | 아줌마라 불리는 여자 | 정국희 | 2009.09.06 | 781 |
176 | 바람 | 정국희 | 2012.02.03 | 780 |
175 |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 정국희 | 2010.08.07 | 776 |
174 | 백석의 시 /고방/ 감상 | 정국희 | 2016.11.23 | 751 |
173 | 마네킹 | 정국희 | 2012.02.29 | 743 |
» | 단전호흡 | 정국희 | 2012.02.09 | 732 |
171 | 파도 | 정국희 | 2008.11.19 | 731 |
170 | 청실홍실 | 정국희 | 2011.04.07 | 730 |
169 | 멸치젖 | 정국희 | 2009.08.15 | 728 |
168 | 가재미의 말이다 | 정국희 | 2009.08.20 | 727 |
167 | 꼬막 | 정국희 | 2010.11.30 | 724 |
166 | 불면으로 뒤척이다 | 정국희 | 2008.09.18 | 723 |
165 | 나이 값 | 정국희 | 2012.02.21 | 717 |
164 | 포쇄 | 정국희 | 2011.09.25 | 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