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명파 시의 발생, 전개, 특성, 의미   

                                                                                                    정국희   

                                                                                                      

                                                                                    

           <생명파 시의 발생> : 1935년 카프문학이 해체될 무렵 생명파가 만들어지면서 시인부락이 생겼다. 생명파란 명칭은 김동리에 의해 명명되었으며 또한 서정주에 의해 서사에서 거론되며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시인부락이 처음 출발할 때는 어떤 이념이나 뚜렷한 논리를 염두에 두지 않았고 자연 발생적으로 결속되었다. 다시 말하면, 문학사적 필연성 때문이었다고 하겠다. 또한 그 무렵은 하나의 공백기였고 따라서 이 시기는 어떤 것이든 새로운 문학적 경향이 대두하기를 요청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그 당시 한국시사의 흐름을 주도했던 모더니즘의 시들이 더 이상 문단의 중심적 흐름을 지켜낼 수 없었던 까닭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다,  후에 조지훈,조연현,정한무 등이 동의하고 나섬으로 의미 있는 문학사적 용어가 되었다.


          <생명파 시의 전개> : 생명파의 문학적 이념은 김동리에 의해서, 이를테면, 소위 휴머니즘의 문학론으로 변형되어 프롤레타리아 문학파와의 논쟁에서 문학의 순수성을 옹호하는 논리로 발전하게 되었다. 해방 직후에 우파의 대표적인 김동리가 내새웠던 건 바로 휴머니즘 문학론에 포함되는 우리 존재의 궁극적 탐구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면, 그 당시 카프문학이 중요시 여겼던 사회역사와 자연문명 위에 인생의 본질과 생명의식을 추가하여 휴머니즘 문학론에 바탕을 둔 게 생명파이다. , 시인부락이 생명파의 구심점이 된 것은 여타에 비해 작품활동이 활발했을 뿐만 아니라 시문학파의 순수시 운동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생명파가 모였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신석정이나 유치환같은 시인이 합류하면서  시인부락이 문단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는 동인지가 되었다. 1936년에 발간된 시인부락엔 주요동인 서정주, 김동리, 오정환, 이상, 함형수, 김달진 등이 있었다. 생명파의 시집으로는 서정주의화사집과 유치환의생명의 서가 있다.


          <생명파 시의 특성> : 그 당시에 한국 시사의 흐름을 주도했던 순수시파나 모더니즘, 계급주의 시 등이 문단의 호응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명파는 계급주의, 심미주의, 모더니즘의 시들을 배척하는데 앞장서게 된 동기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핵심적인 문예이론가가 바로 서정주와 김동리였다. 특히 서정주가 토속적이고 전통적으로 전환하는 데는 김동리의 형인 김범부의 힘이 컸다. 서정주와 김동리는 함께 문학을 가꾸어가며 서로의 작품에 충고를 하는 절친이었다. 이들은 문학의 순수성을 지나치게 옹호했으며 소위 순수편향을 강조했던 사람들로 식민지 현실에 울분을 느끼면서도 직접 대결하기에 앞서 생명 의지론을 앞세웠다. 이런 논리가 바로 생명파가 등장한 문학사적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의미 속에서 인간을 중심에 놓고 즉, 인간의 생명. 인간의 존재론적 가치를 놓고 씨름했던 사람들이 바로 생명파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생명파 시인들의 생명에 대한 고뇌와 초극 의지는 생의 철학이 추구한 생명에 대한 태도와 동일한 선상에 있다. 왜냐하면 생명파 시인들 역시 생의 구경에 가로놓인 허무 앞에서 그것을 초월하며 대결하는 생의 근원적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생명파의 시에서 탐구된 생은 비사회적 비생활적 의미로서의 생이다. 다시 말하면 생명파의 생명의 구경탐구란 휴머니즘 비평의 인간탐구에 조응되는 개념이면서 한국 현대시사에 문학적 경향을 대변한 것이 생명파의 특성이다.


           <생명파 시의 의미> : 1930년대는 우리의 시가 매우 중층적으로 발전한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시인들과 많은 창작시들이 등장했고, 시문학파의 순수시 운동에 이어 모더니즘 시가 뒤를 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등장한 것이 휴머니즘을 강조한 생명파였다. 생명파는 한국 현대시가 모색했던 사회생활, 자연문명에 인생의 문제를 추가했다는 점이 크다. 1930년대 후반에 들어선 생명파의 등장은 시인부락을 중심으로 출발했으며 생명탐구에 본질을 두었다. 생명파의 등장은 시적 지평의 의미로서 당대의 매우 큰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러므로 생명파 시인들의 문학적 성공은 오늘날 한국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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