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딸기

2008.02.15 16:41

정국희 조회 수:587 추천:79




        뱀딸기
              


        강하게 끌어당기는 것이 있어
        쭈그리고 봤더니
        세상에나 세상에나
        고향집 가생이에
        지천으로 널려 있던 중딸기네

        놀란 숨을 돌리고
        이 먼 곳까지 어찌 왔나 물었더니
        울먹이는 사연사연
        오다보니 여기라네

        속눈썹을 한 개 뽑아야만
        먹을 수 있었던 시골길 뱀딸기
        잡힌 데로 질끈 뽑아 놓고 먹던
        어릴 적 순자는
        일본에서 현지처가 됐다던데

        어째야 쓰까나
        일가친척 없는 곳에
        너도 터를 잡았으니
        우짜든동
        뿌리 단디 내려서
        악착같이 살라하고
        돌아서는데
        어릴 적 먹은 뱀딸기가
        울컥,
        멍울로 올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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