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2013.04.02 13:08

정국희 조회 수:560 추천:37

가게에서




수상한 놈은 들어올 때부터 다르다
그런 놈은 영락없다
실실 곁눈질을 하는가 하면
쉽사리 물건을 고르지 못하고
설렁설렁 겉돌면서 동태를 살피다
기회다 싶으면 잽싸게 행동한다

끝내 기회를 포착 못한 놈은
언제 문 닫느냐며
쓰잘데 없는 질문을 던지거나
꼭 없는 물건을 골라 넌즈시 물어보고
머쓱하게 나간다
그런 놈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 놈이다

아예 작정하고 온 심장이 까만 놈은
상황히 뒤바껴져
당사자는 침착한데 되려 내가 떤다
복원될 수 없는 변두리 뒷골목을 꽤차고 태어난 듯
성큼성큼 태연하게 들어와서 무조건  들고 내빼면
눈 빤히 뜨고도 당해내야 한다
숫제 버텨내야만 한다

살다 보면
내 것도 내 것이 될 수 없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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