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세상

2012.10.19 00:57

정국희 조회 수:555 추천:50




무서운 세상



검은 찐드기 속
생쥐 한 마리
죽음에 오래 머물러 있더니
더 이상 움직임이 없다
쥐 죽은 듯 조용하다

살아남으려고 뻐팅길수록
더 깊이 빠져들던 수렁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안간힘으로 진저리치던 신경들이
나댈수록 줄어들어
죽을힘을 다해 죽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눈감고도 들랑거리던 통로에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듣도 보도 못한
신종 덫이 놓였을 줄이야

굴욕스런 죽음을 본
같은 족속들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야 해
세상엔 믿을 게 하나도 없어
후유~~ 진땀내며 지나가지만
몇 미터 앞에 놓인 찐드기에
똑같은 변을 당하고 만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신발 뒷굽을 자르다 정국희 2012.01.20 584
122 80년대에서 2천년대에 이르는 시의 흐름과 변증법 정국희 2012.02.03 1034
121 바람 정국희 2012.02.03 780
120 단전호흡 정국희 2012.02.09 732
119 나이 값 정국희 2012.02.21 717
118 마네킹 정국희 2012.02.29 743
117 계절 정국희 2012.05.30 649
116 점심과 저녁사이 정국희 2012.06.11 913
115 정국희 2012.07.20 631
114 대책 없는 수컷 정국희 2012.08.20 645
113 그 남자 정국희 2012.08.30 631
112 그늘 정국희 2012.10.04 650
» 무서운 세상 정국희 2012.10.19 555
110 눈빛 정국희 2012.10.30 566
109 향수 정국희 2012.11.30 591
108 사주팔자 정국희 2012.12.26 794
107 상현달 정국희 2013.02.11 653
106 남의 말 정국희 2013.02.18 560
105 질투 정국희 2013.03.12 484
104 가게에서 정국희 2013.04.02 560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15
전체:
88,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