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

2012.02.09 09:49

정국희 조회 수:732 추천:78


단전 호흡


밝음과 어둠 한 곳에서 나오 듯
사랑과 미움도 본래 한 몸이었을 터
지그시 눈감고 심호흡으로
뒤적뒤적 어둔 구석을 뒤적인다
살 속에 길을 내놓고
숨죽이고 있던 애증과 갈등
천천히 포개지고 나눠진다
들숨 날숨 속 이물처럼 끼어
몸 안과 밖을 드나들던 못된 심성
평온한 듯 도사린 채
한 살림 차리도록 모르고 살았구나
몸 속 어드메 숨어 있다
종횡무진 핏돌들 마음데로 조정한 걸까
저 심성도 처음엔 사랑으로 시작 되었으리
그러다 문득
살아온 세상이 부러진 삽자루 같은 날
아슴아슴 차오른 미식거림이 미움으로 변했으리
서러운 미움
위장胃臟 속에 위장僞裝한 채 살았다 할지라도
이것 또한 살아 있는 흔적이라면
아직은 더 모질어야 하리

잘 삭은 미움 하나는 그대로 두고
호흡을 움켜쥔
설익은 심성만 날숨으로 끄집어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이런 날은 정국희 2015.01.12 212
122 2013년 11월 기휙 (유심) 정국희 시 정국희 2015.01.04 272
121 몸 속 비밀을 읽다 정국희 2015.01.02 103
120 딩요 정국희 2014.12.09 83
119 다음 생이 있다면 정국희 2014.12.03 138
118 다산초당 정국희 2014.08.11 164
117 딸들아 정국희 2014.07.13 189
116 시를 품고 살아서 정국희 2014.06.17 169
115 얕은 잠 정국희 2014.06.03 300
114 아름다운 회상 정국희 2014.05.28 163
113 바람의 습성 정국희 2014.05.19 241
112 자카란다 정국희 2014.05.15 230
111 국화 정국희 2014.05.11 290
110 일상의 길목 정국희 2014.05.09 250
109 떠남은 도착을 위함이라 정국희 2013.10.22 234
108 초상화 정국희 2013.10.15 280
107 바람 횡한 날은 정국희 2013.08.20 412
106 헬멧 정국희 2013.07.29 375
105 동창회 정국희 2013.07.10 495
104 소리 3 정국희 2013.06.21 41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3
어제:
6
전체:
88,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