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2012.05.30 03:56

정국희 조회 수:649 추천:60

계절


한국은
막 봄이 와서
꽃이 만발해 있더이다
봄산이 너무나 순하고 환해서
들판도 덩달아 환해지려고
연두색 이파리를 밀어올리고 있었구요
사람들이 꽃구경한답시고
우르르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작은 새들도
여린 꽃무리 사이를 포롱포롱 비집고 다니더이다
색과 색사이에 출렁이는 향기를 맡으며
돌보지 않아도 색을 다듬어
제철이라고 다시 피어난
꽃들을 보는 순간
쓰라림이 가슴을 치받더이다
꽃피는 일이 뭐 그리 큰 대수겠습니까만
꽃을 한참 들여다 보는데
어디에  고여있었는지  눈물이 뚝 떨어지더군요
환한 산에서 눈물이라니요
누가 볼까 얼른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유배당한 어느 계절을 밟고 돌아오던 중
환자처럼 무릎이 몇 번 꺾이더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이런 날은 정국희 2015.01.12 212
122 2013년 11월 기휙 (유심) 정국희 시 정국희 2015.01.04 272
121 몸 속 비밀을 읽다 정국희 2015.01.02 103
120 딩요 정국희 2014.12.09 83
119 다음 생이 있다면 정국희 2014.12.03 138
118 다산초당 정국희 2014.08.11 164
117 딸들아 정국희 2014.07.13 189
116 시를 품고 살아서 정국희 2014.06.17 169
115 얕은 잠 정국희 2014.06.03 300
114 아름다운 회상 정국희 2014.05.28 163
113 바람의 습성 정국희 2014.05.19 241
112 자카란다 정국희 2014.05.15 230
111 국화 정국희 2014.05.11 290
110 일상의 길목 정국희 2014.05.09 250
109 떠남은 도착을 위함이라 정국희 2013.10.22 234
108 초상화 정국희 2013.10.15 280
107 바람 횡한 날은 정국희 2013.08.20 412
106 헬멧 정국희 2013.07.29 375
105 동창회 정국희 2013.07.10 495
104 소리 3 정국희 2013.06.21 41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6
전체:
8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