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
2011.08.31 13:44
영정사진
인생의 마지막 길을 준비하는
머리손질 끝내고
얌전히 두 손 포개고 앉은 노인
두 줄짜리 진주 목걸이가
하이얗게 부끄럽다
“자, 편안하게 여기 쳐다 보세요”
한 편의 대작으로도 부족할
지난 세월의 흔적을
달랑 사진 한 장에 넣겠다니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할 소리겠냐만
죽은 뒤 후손에게 남길 사진이라
엷은 미소로
농담같은 렌즈 물끄러미 바라본다
찰칵!
수수께끼 같았던 삶의 무늬들
몸부림으로 풀어낸 한 평생을
단 일초로 압축하고
“다 됐습니다 일어나세요” 한다
젊고 늙음이 앉고 일어섬이었구나
비틀!
진주 목걸이가 옆으로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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