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2010.06.23 13:47

정국희 조회 수:787 추천:114


동창회


한동안 소식 꾾고 지내던 그녀가
긴가민가  느즈막이 쨘 나타났다

놀람 속
희망의 대상으로
질투의 대상으로
스스로 자랑스런 모습을 보이자
예민한 눈들이 호기심으로 와 쏠리고
빨리 이실직고 하라고 난리들 쳐대는 바람에
예정한 듯 아예 몸까지 돌려가며 털어논다

쌍꺼풀 다시 하고
코 세우고
쳐진 볼 올리고
목주름까지

뱃살 지방 빼내 엉덩이에 넣었대나
허리는 잘룩
힙은 업
이십 대 유방에 불룩한 손등까지
전신을 리모델한 그녀가
부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여
다들 밥숟가락 놓고
침만 억수로 튀기다 늦게들 돌아갔다

돈이 처음으로 무서웠다
사람 속만 바꾸는 게 아니라
겉 생김새까지 확 바꿔버린
그 힘이
생전 처음으로 무서웠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바람 정국희 2012.02.03 780
82 80년대에서 2천년대에 이르는 시의 흐름과 변증법 정국희 2012.02.03 1033
81 신발 뒷굽을 자르다 정국희 2012.01.20 583
80 물방을 정국희 2011.12.28 637
79 정국희 2011.12.13 556
78 기도 정국희 2011.10.01 637
77 포쇄 정국희 2011.09.25 711
76 다음 생이 있다면 정국희 2011.09.12 583
75 영정사진 정국희 2011.08.31 571
74 한국일보 창간 42주년 기념 축시 정국희 2011.06.12 589
73 가끔은 정국희 2011.08.17 591
72 바람아 정국희 2011.07.17 521
71 정국희 2011.05.22 620
70 나의 아바타 정국희 2011.04.20 687
69 청실홍실 정국희 2011.04.07 730
68 등을 내준다는 것 정국희 2011.03.13 871
67 나이아가라 정국희 2011.02.13 683
66 똥꿈 정국희 2011.02.01 905
65 디아스포라의 밤 정국희 2011.01.02 696
64 오냐 정국희 2010.12.18 67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3
전체:
88,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