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냐
2010.12.18 00:07
오냐
할머니가 쓰고
어머니가 쓰고
이제 내가 쓰고 있는
오냐라는 말
이불 속처럼 따스하고 아늑한 말이지요
세상의 첫 글자 엄마 다음으로 배운 말
글 체가 각지지 않고 단정하여
입을 작게 오므렸다 놓으면
저절로 웃으면서 새나오는 말
오냐하는 대답 속엔
무엇이든 다 들어줄 것 같은 넉넉함이 있고
오냐하는 말소리엔
나는 네 편이다 든든함이 배어 있지요
아무리 많이 대답해도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감미로운 이 말
오냐
이보다 더
안심되고 편안한 말이 또 있을까요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3 | 몸 속 비밀을 읽다 | 정국희 | 2015.01.02 | 103 |
82 | 2013년 11월 기휙 (유심) 정국희 시 | 정국희 | 2015.01.04 | 272 |
81 | 이런 날은 | 정국희 | 2015.01.12 | 212 |
80 | 유토피아 | 정국희 | 2015.01.17 | 86 |
79 | 희나리 | 정국희 | 2015.03.05 | 164 |
78 | 늙은 호박 | 정국희 | 2015.03.18 | 162 |
77 | 품페이 | 정국희 | 2015.03.25 | 224 |
76 | 어머니 | 정국희 | 2015.04.19 | 80 |
75 | 문정희시집 <응> 에 대한 감상문 | 정국희 | 2015.06.18 | 610 |
74 | 김승옥의 <무진기행>과<생명연습>에 대한 욕망의 삼각형 분석 | 정국희 | 2015.06.20 | 1002 |
73 | 원형이론의 수용과 적용 | 정국희 | 2015.06.22 | 382 |
72 | 생명파 시의 발생, 전개, 특성, 의미 | 정국희 | 2015.06.26 | 901 |
71 | 이면우시집<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감상문 | 정국희 | 2015.07.03 | 670 |
70 | 마른 저수지, 구두 (이영광 시인의 시 감상) | 정국희 | 2015.10.06 | 214 |
69 | 이영광의 시 "아귀" 감상 | 정국희 | 2015.10.11 | 401 |
68 | 이영광시인의 <아픈천국>에 나타난 시의 특징 | 정국희 | 2015.10.21 | 589 |
67 | 시에서의 리듬의 속성,존재양상 | 정국희 | 2015.10.28 | 157 |
66 | 시적 패러디의 정의.특성 양상 | 정국희 | 2015.11.03 | 577 |
65 | 어머니 | 정국희 | 2015.11.17 | 81 |
64 | 사막은 슬프다 외 3편 | 정국희 | 2015.11.27 | 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