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2010.01.25 14:05

정국희 조회 수:695 추천:103




매실
      
        

미처 익지 못한 시퍼런 것들
가지에서 떨어져 나와
짠 비린내 뒤척이는 태평양
위태위태 건너 왔네

외진 언덕배기에서 자란
어리숙한 생존들
갈고리같은 손에 꾀어
무슨 영화 누리겠다고
여기까지 원정 왔나
울긋불긋 커다란 과일 틈에
어설프게 끼어
어눌한 숨 죽이고 쌩뚱맞게 놓여있네

눈 부릎뜨고 살아도 늘 덫이 숨어 있어
가시밭길 푸들푸들 떨리는 세상인데
몸 팔러 미국까지 건너온 산지 직송 신상품
고향 것이라 두말없이 싣고와
설탕 넣고 소주 부어 구석에 놓았더니

저 물색없는 것들
어둡고 서늘한 곳이 뭐 좋다고
부글부글 살 내주며
농담같은 어메리칸 드림
숙성시키고 있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 백자 정국희 2009.11.01 639
62 카페에서 정국희 2008.10.25 643
61 위층 남자 정국희 2008.03.27 644
60 대책 없는 수컷 정국희 2012.08.20 645
59 시간 정국희 2009.01.22 649
58 계절 정국희 2012.05.30 649
57 그늘 정국희 2012.10.04 650
56 패싸움 정국희 2010.10.31 653
55 상현달 정국희 2013.02.11 653
54 미역 정국희 2008.08.28 657
53 이면우시집<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감상문 정국희 2015.07.03 670
52 그것은 욕망인가 정국희 2009.08.20 670
51 빈 칸 정국희 2009.12.23 671
50 오냐 정국희 2010.12.18 677
49 꿈자리 정국희 2010.11.11 680
48 나이아가라 정국희 2011.02.13 683
47 나의 아바타 정국희 2011.04.20 687
46 무숙자 정국희 2010.02.04 689
45 요지경 세상 정국희 2010.01.25 694
» 매실 정국희 2010.01.25 695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
어제:
5
전체:
88,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