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으로 뒤척이다
2008.09.18 14:17
불면으로 뒤척이다
커튼 열고 밤을 본다
외등 옆 잠들지 못한 소나무
기억의 잔영들 애써 지우는데
난데없이 부는 바람에
그림자가 진져릴 친다
밤이
가던 길을 멈춰 선 밤
정이 흩어져버린 공간으로
몇개의 이미지가
선명하다가
더러는 낫설다가
뭉클거리며 해일로 일어 선다
바람에 쓸려가는 바람 소리
가슴 속을 후빈 듯
고양이 한 마리 어디서 왔나
우묵한 눈초리로 주위를 살피고
잠깐의 무력한 승강이를 스스로 끝낸 뒤
어깨를 부풀려 찬 공기 속으로 걸어간다
저 고양이도
마른 신열이 가끔씩 올라
한 밤중에 몸을 부대껴야
지친 넋이 위로가 되나 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 | 아름다운 회상 | 정국희 | 2014.05.28 | 163 |
42 | 늙은 호박 | 정국희 | 2015.03.18 | 162 |
41 | 최명희의 『혼불』 이해와 감상 | 정국희 | 2016.06.08 | 160 |
40 | 시에서의 리듬의 속성,존재양상 | 정국희 | 2015.10.28 | 157 |
39 | 이영광의 시 (고사목) 감상 | 정국희 | 2019.02.09 | 155 |
38 | 기도 [5] | 정국희 | 2019.05.21 | 151 |
37 | 다음 생이 있다면 | 정국희 | 2014.12.03 | 138 |
36 | 세마춤 | 정국희 | 2021.03.03 | 121 |
35 | 몸 속 비밀을 읽다 | 정국희 | 2015.01.02 | 103 |
34 | 노스캐롤라이나의 밤 | 정국희 | 2016.01.28 | 102 |
33 | 배정웅시인의 시 감상 | 정국희 | 2017.10.09 | 99 |
32 | 사막은 슬프다 외 3편 | 정국희 | 2015.11.27 | 98 |
31 | 자갈치 외 4편 | 정국희 | 2017.04.16 | 94 |
30 | 가끔씩 | 정국희 | 2020.07.18 | 92 |
29 | 늙은 호박(KBS 한국어 능력시험 출제 작품) | 정국희 | 2022.01.13 | 88 |
28 | 유토피아 | 정국희 | 2015.01.17 | 86 |
27 | 딩요 | 정국희 | 2014.12.09 | 83 |
26 | 미주시학 '이 계절의 시' '다음생이 있다면' | 정국희 | 2017.02.28 | 82 |
25 | 어머니 | 정국희 | 2015.11.17 | 81 |
24 | 봄날은 간다 | 정국희 | 2019.02.17 | 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