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2013.03.12 13:13

정국희 조회 수:484 추천:36


질투


고깃근 끊어다가 익혀주지 않아도
대놓고 이죽거려본 적 없이
틈만 나면 뽀닥뽀닥 핣아 주며 살았는데
쑥스러움 홍조로 대신하고 넙죽넙죽 올라타서
한 시간을 좋히 몸 위에서 놀아도
네이년! 하고
머리채 나꿔챌 사람도 없고
한 이불 덮고 숫제 함께 뒹굴어도
걸거칠 것 하나 없이 좋았는데
며칠 전,영감 뒤를 살랑살랑 따라온
저 요망한 계집 땜에
조용한 집안에 사단이 났다
추운밤 꼬리 살살치며 달라붙는 것이
혹시 갈 곳이 없나
행여 소박이라도 당했나
안스러워 데불고 왔다는데
처음엔 낯설어 다소곳 하더니만
나중엔 두 눈 흡뜨고 노려보지를 않나
둘이 있는 꼴을 못보고 용심을 내 쌓더니
지난밤엔 아예 손톱까지 세워 훼방을 놓았다
같잖은 것이 육갑하면 영도다리 밑에 초생달 뜬다더니
후안무치로 달겨드는 꼴이 눈썹 밑에 둥근달이 떠있다
더 넉장거리 할 노릇은
주인영감이 저 영물과 나를
똑같은 種子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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