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실홍실

2011.04.07 12:21

정국희 조회 수:730 추천:83



청실홍실



화장대 위
손때 반질한 원앙 한쌍
수십 년 해로하고 있는 깊은 눈빛 바라본다

눈부시게 옷 입는 것도 모르고
음유시인처럼
저 건너로 핑 질러가 보지도 못하고
따순 밥 권하며
겸상하고 산 평생을 바라본다

스물네 살
스물세 살
각시되고 신랑되어
한 날 한 시 어른 된 후
샐쭉해져 돌아눕긴 했어도
보따리 한 번 싸본 적 없는
목각으로 산 긴 여정

병명도 안 나오는 골병 서로 내색 않고
어깨죽지 해지도록 견뎌낸 빛바랜 청색 홍색
함께 있어 고마웠어요
두 부리를 가만히 맞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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