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2012.08.30 00:51
그 남자
파킹랏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밧데리가 나갔다고도 하고
무슨 선이 끊어졌다고도 했다
토잉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 했을 때
선한 눈빛으로 다가온 남자
이것저것 살피더니 공구까지 사들고 와
닦고 조이고 중간중간 밝은 미소 보내준다
염려 말아요 안심하세요
전생에
우린, 무엇이었을까
쓰윽 닦는 땀방울
인복이라 하기엔 베푸는 인정이 애련하다
마치 몇 겹 전생에 남편이었던 것 처럼
등이 완강하지 않는 남자
기름때가 낄 때쯤 시동이 걸렸다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며
손사래 치고 그냥 사라진
전생에 무엇이었을 그 남자
굳 사마리탄이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 | 위층 남자 | 정국희 | 2008.03.27 | 644 |
142 | 카페에서 | 정국희 | 2008.10.25 | 643 |
141 | 백자 | 정국희 | 2009.11.01 | 639 |
140 | 물방을 | 정국희 | 2011.12.28 | 637 |
139 | 기도 | 정국희 | 2011.10.01 | 637 |
138 | 벽 | 정국희 | 2010.01.14 | 637 |
137 | 친정집을 나서며 | 정국희 | 2009.12.01 | 637 |
136 | 시간 속에서 | 정국희 | 2009.09.06 | 635 |
» | 그 남자 | 정국희 | 2012.08.30 | 631 |
134 | 빛 | 정국희 | 2012.07.20 | 631 |
133 | 산국 | 정국희 | 2013.05.11 | 628 |
132 | 질투 | 정국희 | 2008.08.21 | 628 |
131 | 모녀 | 정국희 | 2008.08.29 | 626 |
130 | 진실 | 정국희 | 2008.10.11 | 625 |
129 | 요지경 세상 | 정국희 | 2008.08.21 | 623 |
128 | 소 | 정국희 | 2011.05.22 | 620 |
127 | 한국에서 | 정국희 | 2008.02.09 | 618 |
126 | 세상에서 가장 짧은 길 | 정국희 | 2008.02.15 | 610 |
125 | 문정희시집 <응> 에 대한 감상문 | 정국희 | 2015.06.18 | 610 |
124 | 소리 | 정국희 | 2008.02.23 | 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