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길목

2014.05.09 09:51

정국희 조회 수:250 추천:17

일상의 길목




한 장의 얇은 어둠이
제 뒤를 지우며 들어서는 길로
어둠이 조금씩 두꺼워지고 있다
겹겹의 그림자 사이로
주황등이 글썽글썽 걸리기 시작하고
걸음들 서둘러 떠나간 거리에
금 간 바람소리 들리면
누군가의 따뜻한 방바닥이 되어
밤새도록 편안한 밤을 섞고 싶다
달빛이 어둔 길을 분주히 지나는 동안
서로서로 시린 어깨 기대고
사무친 밤을 보내다 보면
우울했던 객지 잠이 편안해질까

연모하는 창을 향해
밤을 연주하는 바람아
막막한 골목에서
귀가를 기다리는 따순 등불아
그리운 것은 늘 먼 곳에 있구나
돌이켜보면
견딤 없는 아픔이 어디 있으랴만
달빛 가득 펼쳐 놓고 가뭇없이 기다리던
그 해 겨울은 왜 그리 등이 시렸는지
한적한 곳 홀로 선 등불을 보면
지금도 까란 것이 목울대를 훑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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