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죄

2010.02.04 14:43

정국희 조회 수:783 추천:110




횡 죄橫罪


불경기 불똥이
이 쬐그만 가게에도 튀었는지
무료함이 하품으로 밖을 보는데
어라! 백 불짜리 하나
펄럭 떨어져 있다
앞 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절로 발이 뛰어 나가고
한술 더 뜬 손은 한 발짝 먼저 나가
부리나케 집어 왔다

웬 횡잰가 하면서도
가슴은 숭어처럼 뛰고
혹시 찿으러 오는 사람 없나
반눈 뜨고 밖을 보는데
양 쪽 팔에 불을 뿜고 있는 용 문신이
다 알고 왔다는 듯
뚜벅뚜벅 가차없이 들어 선다

겁먹은 표정 어렵사리 수습하고
What can I do for you? 했더니
뜻밖에도  
Just looking 한다

후유!
백 불짜리가 손 안에서 젖은 채로 나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친정집을 나서며 정국희 2009.12.01 637
162 빈 칸 정국희 2009.12.23 671
161 데쓰 벨리 정국희 2010.01.14 712
160 정국희 2010.01.14 637
159 매실 정국희 2010.01.25 695
158 요지경 세상 정국희 2010.01.25 694
157 무숙자 정국희 2010.02.04 689
» 횡죄 정국희 2010.02.04 783
155 정국희 2010.02.19 781
154 어느 일생 정국희 2010.02.19 867
153 밤의 세레나데 정국희 2010.03.16 796
152 상현달 정국희 2010.04.07 850
151 신발 뒷굽을 자르다 정국희 2010.05.13 989
150 완도 정국희 2010.05.29 977
149 동창회 정국희 2010.06.23 787
148 생과 사 정국희 2010.07.10 880
147 여자 마음 정국희 2010.07.23 784
146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정국희 2010.08.07 776
145 바람의 습성 정국희 2010.08.21 802
144 달이 시를 쓰는 곳 정국희 2010.09.22 791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15
전체:
88,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