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2013.03.12 13:13

정국희 조회 수:484 추천:36


질투


고깃근 끊어다가 익혀주지 않아도
대놓고 이죽거려본 적 없이
틈만 나면 뽀닥뽀닥 핣아 주며 살았는데
쑥스러움 홍조로 대신하고 넙죽넙죽 올라타서
한 시간을 좋히 몸 위에서 놀아도
네이년! 하고
머리채 나꿔챌 사람도 없고
한 이불 덮고 숫제 함께 뒹굴어도
걸거칠 것 하나 없이 좋았는데
며칠 전,영감 뒤를 살랑살랑 따라온
저 요망한 계집 땜에
조용한 집안에 사단이 났다
추운밤 꼬리 살살치며 달라붙는 것이
혹시 갈 곳이 없나
행여 소박이라도 당했나
안스러워 데불고 왔다는데
처음엔 낯설어 다소곳 하더니만
나중엔 두 눈 흡뜨고 노려보지를 않나
둘이 있는 꼴을 못보고 용심을 내 쌓더니
지난밤엔 아예 손톱까지 세워 훼방을 놓았다
같잖은 것이 육갑하면 영도다리 밑에 초생달 뜬다더니
후안무치로 달겨드는 꼴이 눈썹 밑에 둥근달이 떠있다
더 넉장거리 할 노릇은
주인영감이 저 영물과 나를
똑같은 種子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 신발 뒷굽을 자르다 정국희 2012.01.20 584
122 80년대에서 2천년대에 이르는 시의 흐름과 변증법 정국희 2012.02.03 1034
121 바람 정국희 2012.02.03 780
120 단전호흡 정국희 2012.02.09 732
119 나이 값 정국희 2012.02.21 717
118 마네킹 정국희 2012.02.29 743
117 계절 정국희 2012.05.30 649
116 점심과 저녁사이 정국희 2012.06.11 913
115 정국희 2012.07.20 631
114 대책 없는 수컷 정국희 2012.08.20 645
113 그 남자 정국희 2012.08.30 631
112 그늘 정국희 2012.10.04 650
111 무서운 세상 정국희 2012.10.19 555
110 눈빛 정국희 2012.10.30 566
109 향수 정국희 2012.11.30 591
108 사주팔자 정국희 2012.12.26 794
107 상현달 정국희 2013.02.11 653
106 남의 말 정국희 2013.02.18 560
» 질투 정국희 2013.03.12 484
104 가게에서 정국희 2013.04.02 560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5
어제:
17
전체:
88,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