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칸
2009.12.23 13:35
빈 칸
실패한 자린 외면했어야 했다
시간을 삭이는 고통
끈덕지게 앉혀 놓고
비열한 식욕으로 우적우적 삼켰던 心熱
헐은 위 속에 위염으로 위장하고 있다
담을 수도
매여놓을 수도 없는 시간을 연장하느라
입 속의 말을 달래던 시절
견디기를 포기한 한 때의 이념이
혼자이면서 혼자인 채 떨어져 나와
각자의 거리에서 오리무중으로 묶인 지금
관계해 온 관계가 더 이상은 아닌 관계로
대사 빠진 빈 칸에 밑줄로 남아 있다
내밀한 심연에 파장 일으키며
기다림을 과장한 듯
진동이 진동하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 | 이성복의 남해금산 작품 감상 [2] | 정국희 | 2017.01.17 | 411 |
42 | Drive Through | 정국희 | 2017.01.18 | 20 |
41 | 이상의 날개 작품 감상 | 정국희 | 2017.01.21 | 981 |
40 | 한국 현대시 문학사 | 정국희 | 2017.01.26 | 807 |
39 | 김종삼의 시 민간인 감상 | 정국희 | 2017.02.05 | 272 |
38 | 이영광의 버들집 시 감상 | 정국희 | 2017.02.20 | 275 |
37 | 미주시학 '이 계절의 시' '다음생이 있다면' | 정국희 | 2017.02.28 | 82 |
36 | 친정집을 나서며 [2] | 정국희 | 2017.03.05 | 61 |
35 | 정현종의 시 두 편 감상 | 정국희 | 2017.04.06 | 309 |
34 | 자갈치 외 4편 | 정국희 | 2017.04.16 | 94 |
33 | '목줄' 시작 메모 | 정국희 | 2017.04.28 | 61 |
32 | 김수영의 시 '돈' 감상 | 정국희 | 2017.05.05 | 274 |
31 | 배정웅시인의 시 감상 | 정국희 | 2017.10.09 | 101 |
30 | 유목론에서 다양체의 원리 | 정국희 | 2018.01.13 | 492 |
29 | 순환의 힘 | 정국희 | 2019.01.28 | 34 |
28 | 알함브라의 사랑 | 정국희 | 2019.01.29 | 46 |
27 | 왼쪽을 위한 서시 | 정국희 | 2019.01.30 | 43 |
26 | 로스앤젤레스, 천사의 땅을 거처로 삼았다 | 정국희 | 2019.02.03 | 71 |
25 | 늑대의 조시 | 정국희 | 2019.02.08 | 54 |
24 | 방과 부엌 사이 | 정국희 | 2019.02.08 | 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