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2018.01.27 04:31

유봉희 조회 수:85

매듭

 

초겨울 하늘가에

아스라이 닿은 빈집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하늘 저 높이로

어린 새들의 두근거리는 날갯짓이

서먹하고 낮 선 땅에

조심스러운 첫 발을 내렸겠지

우리가 그러했듯

동그마니 마음 내려져 몸을 내리던 자리

매듭 하나 놓여있다


빈 하늘만 더듬는 요즘 내 일상의 뜰에

오늘은 풍경 소리로 네가 돌아왔다

한 가지 소리로 백가지 말

아득하기만 하던 그 하늘

이렇게 가까이 있었구나. 이렇게 묶여있구나

 

이 저녁도 바람 불어

나무 위의 새집이 조금씩 흔들리면서

더 단단히 엮어질 것을 안다

우리들의 매듭 위로

쓸쓸한 바람 사계절 불겠지만

네가 놓고 간 활주로

그리움이 가지 못하는 곳이 어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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