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2018.01.27 07:39
맷돌
이끼 낀 지붕 아래 웃자란 잡초 마당
그 섬돌 옆 덩그마니 맷돌 한 짝
나비 날개에서 풀려난 바람이
맷돌의 옆구리 넌지시 쓸어보지만
어처구니없는 맷돌 돌리기
가당치도 않다
맷돌은 한 마음 간절히
섬돌에 떨어지는 낙숫물 화두 삼아
한 덩이 무심한 돌로 돌아가려는데
휘영청 떠오르는 얼굴들
싸락눈 뿌리는 저녁엔
비릿한 콩내음 둥근 식탁 웃음소리
맷돌은 제 무게가 다시 무겁다
저기 바다, 우리가 사는
아직도 동화책장을 넘기며
그 맷돌 소금 쏟아내며 돌아돌아 간다
‘멈추어라’ 그 말 잃어버린 우리들
짜고 쓴 바다에서 숨 넘어 간다
맷돌이 다시 돌로 돌아가는 길
소금 바다에서 옛집으로 가는 일
어처구니없는 맷돌 돌리기
그런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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