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退行 연습
2018.01.27 04:38
퇴행退行 연습
바람이 야생마를 타고 질주하는 곳
배낭을 메고 지팡이를 잡았다
아스라이 넘어간 절벽 끝에
키를 세우지 못하고 납작 엎드린 들꽃들
지구별에서 만난 가장 정직한 눈 맞춤 뒤에 두고
우리는 들꽃이 될 수 없어서 지팡이에 힘을 넣는다
지팡이를 잡으면 두 손은 사라진다
무거운 머리 가는 목에 받쳐 들고
도심을 종종거리며
우리를 가혹하게 부리던 그 손
이제 솔바람이 가시엉겅퀴 머리속 길을 내면
먼 기억을 불러다가 덧칠하기
다시 네발로 걷기
퇴행도 연습이 필요 하구나
“섬마섬마”
내 어머니 나를 일으켜 세우던 소리
"섬마섬마"
저 바다와 산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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