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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시세계의 구축 |
강우식 & 박제천 |
독특한 시세계의 구축.
/ 글 : 강우식, 박제천 / 2002-12-07 /
제15회 신인상 시부문을 선고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많은 응모자들이 이제는 착실하게 기본기를 수련한다는 점이었다.
돌발적인 감수성에 의존하거나 짜깁기에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트레이닝을 통해 자연스레 자신의 감정을 교직하여 스스로의
초상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공통적으로 지적할 점은 내용의 심화가 약하다는 점이다.
대상의 내면을 심화하는 일은 결국 시인 자신의 내면이 충전되고,
충일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여러 응모자들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싶다. 이시백은 97년에 첫 추천을 받았으니, 참으로 오랜 수련기를
거친 셈이다.
이 시인은 신선한 착상을 형상화하는 장기를 지녔으며,
사물과의 일체감을 만끽하고 있다.
유봉희는 시적 오감이 주로 이국적 사물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
약점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을 다시 시인의 정신세계에서 일반적인
정서의 새로운 이미지로 구축해 내는 솜씨가 상찬할 만하다.
1회 추천에 새로이 넣은 강상윤과 김석봉의 작품은 질박하지만
정공법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의 감수성은 독특하고,
새로운 시세계를 추진할 만한 역동적인 상상력이 넘쳐 흐른다.
그러나 대상과 시인의 연결점이 아직은 약하다는 흠을 지니고 있다.
이들이 사물의 정신과 시인의 정신을 하나의 거푸집에 넣어서 새로운
품격을 만들어내길 기대해본다.
당선자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 (강우식·박제천)
감수성에서 뻗어나간 신선한 상상력.
/ 글 : 강우식, 박제천 /
이번 14회에 응모한 작품들의 전반적인 수준은 아주 세련되었다
할 수 있다.
시인들의 작품이 점점 테크닉에만 기우는 것은 아닌가
일말의 기우를 떨칠 수가 없다.
타고난 감수성이라 하더라도
보다 튼튼한 구조에 뿌리를 둔 상상력과 결합할 때
그 증폭의 파장이 강렬하다는 점을 응모자들이 유념했으면 좋겠다.
응모작 중 유가형의 작품을 당선, 유봉희, 이옥선의 작품을
1회 추천작으로 선정할 때도 이런 기준을 적용했으나,
시류 탓인지
아무래도 구조보다는 신선한 감수성의 계발에 기운 흔적이 많다.
유가형은 전회에 추천을 받았으나 예상 외로 작품에 전력하여
짧은 시일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수준을 한껏 높였다.
작품들 모두 감수성의 분출이 뛰어났다.
감수성에 의존하는
유가형 씨의 이런 장점은 곧 약점으로 읽힐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감수성이 사물의 내면을 열어젖히고,
그 뿌리까지 투시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 샀다.
1회 추천에 넣은 유봉희와 이옥선은 여러 모로 대비가 된다.
유봉희의 작품은 질박하지만 정공법에 의존해 사물의 형상화에
성공하는 반면
이옥선은 유가형의 경우처럼 감수성에 불을 밝히고
있어 화려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고 과정에서 심사자들은
이옥선의 능숙하고 화려한 작품을 배제하는 대신,
제 목소리를
내기에 열심인 작품 쪽을 선정했다.
선배 시인들의 영향이
지나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당선자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 (강우식·박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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