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생명 연구실… 1-10

2012.04.21 07:35

유봉희 조회 수:207 추천: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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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생명 연구실

유 봉 희


보신 적 있나요? 경제가 방긋이 웃는 모습을

관악산 중턱 내 친구부부 정교수와 성명자가 만든 별장,
아니, 산막에는 경제 생명 연구실이란 현판이 붙어 있는데요
문 한번 열면 침실이고 부엌이고 서재인 그곳에는 오래된 스토브와
경제논리를 배부르게 먹었을 컴퓨터가 마주보고, 이곳에 왔었다는
노벨 경제학자 다니엘 맥파든도 주인과 함께 계속 사진틀 속에서
웃고 있는데 그 웃음을 마주보던 벽지도 따라 웃으려는지 입을
살짝 벌리려 하고 있네요

밖으로 나가면 삽으로 땅을 파고 빗물을 받아 만든 양팔 길이 조금
넘는 연못에는 붕어 몇 마리 꼬리치다가 눈치 빠른 산새들에게
들려도 가는 연못, 그러나 그 물이 키운 벼가 통통하게 익어가고 있어요
등산길에 따라나선 꼬마들이 쌀나무! 하며 소리치면 그래! 하며
뒤에 선 엄마나 아빠가 대답할 수 있겠지요

그것뿐이 아니지요
등산객들이 슬쩍하고 남은 풋고추가 빨갛게 열을 내기 시작할 쯤, 한
열댓 명, 달 좋은 밤에 모여 시 읽기 좋은 마당도 있어요 마시고 버린
맥주병들이 경제화를 싣고 축대를 올린 마당에 등꽃도 주렁주렁 향기
그윽하게 담장을 만들지요 말 그대로 경제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시를 읽거나 긴 대화 나눈 후의 출출함도 걱정 마세요
소비 없는 생산은 쓰레기가 된다며 낮선 등산객들이 뒷창문을 올리고
끓여 먹다 남은 라면 봉지도 몇 개는 있으니 함께 나누고, 생산
교환 분배 소비가 등꽃처럼 한 줄기에 사이좋게 피는 것을 보며,
모처럼 등허리 한번 쭉 펴 보면 어떨지요

참 신기한 일입니다. 나만 보면 도망가던, 낯가림 심한 경제란 말이
요즘엔 살짝 웃기까지 합니다. 경제생명연구실 방문 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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