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타운

2011.01.20 23:44

구자애 조회 수:536 추천:41

정월 대보름
달에 홀린 삐에로처럼
넋 놓고 가다 중심을 잃고 휘청인다
돌아보니 보드블록이 솟아 있다
저 아득한 곳으로부터
뿌리가 블록을 밀쳐내고 있었던 것
의지와 상관없이 심겨진 가로수
미처 자라지 못한 자신의 근거를
어둠에만 둘 수 없었던 것
누군가 만들어 놓은 틀을 깨보고 싶었던 것
가끔은 막힌 길도 일부러 뚫어야 할 때가 있어
돌아보지 않고 솟구쳐 올라와 보고 싶었던 것
무엇으로도 설명될 수 없는 경계를 넘어서 보고 싶었던 것
가늠할 수 없는 것이 내 생애만은 아니었던 것

계통없이 떨어져 나온 잔뿌리들
소신 같은 질긴 이념 하나 들고
태평양 건너 벽을 뚫고 언어를 넘어왔던 것
이 거대한 도시에
뿌리의 계보를 늘리고 있었던 것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 캐롤이 있는 밤 [1] 구자애 2011.12.07 644
59 미안하다 [1] 구자애 2011.12.04 994
58 사랑방식 5 구자애 2011.10.22 629
57 사랑방식 4 구자애 2011.10.22 536
56 인형놀이 구자애 2011.10.21 594
55 다 저녁, 숲에 드네 구자애 2011.10.16 559
54 거기가 거기인 줄도 모르고 구자애 2011.10.16 685
53 그림을 읽다 구자애 2011.10.16 359
52 니들이 노란주전자의 맛을 알어? [1] 구자애 2011.03.06 832
51 *오마갓 구자애 2011.01.26 751
50 구자애 2011.01.23 516
» 코리아 타운 구자애 2011.01.20 536
48 백합 구자애 2011.01.16 536
47 카츄마레이크 구자애 2010.09.07 1252
46 나를 본다 구자애 2010.06.20 910
45 * 시절같은 눔 구자애 2010.06.16 744
44 느티나무 성전 구자애 2010.06.11 621
43 * 멜랑콜리아 패러디 구자애 2010.06.07 722
42 모과 구자애 2010.05.21 750
41 밤꽃 구자애 2010.05.17 80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0
전체:
15,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