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이 있는 밤

2011.12.07 10:15

구자애 조회 수:644 추천:80

기도처럼 엄숙한 겨울이
성전을 향해 뻗어 있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노래 언 땅을 적시면
막혔던 출구가 비상구처럼 열리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누워있는 슬픔도
깨금발로 서 있는 츄리가
한숨처럼 불빛을 토해내면
무르춤한 내일이 눈물처럼 반짝이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천정이 바닥을 끌어안고
포도나무가 가시나무를 토닥이며
구석이 모서리를 밀어내지 않는
찾고 찾으시는 순하고 따스한 곳이라네요

아름아름 짚어가는 어두운 길에
거룩한 당신 언뜻 보이고
평생 뒤척이던 밤도
하이얀 소리 베고 누우면 곤히 잠들 수 있는 곳이라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 아래층 사람들 구자애 2006.11.24 652
» 캐롤이 있는 밤 [1] 구자애 2011.12.07 644
38 환청이 아니었다 구자애 2007.10.23 639
37 새 벽 구자애 2007.10.09 638
36 누수 구자애 2007.06.30 633
35 사랑방식 5 구자애 2011.10.22 629
34 오후에 문득, 구자애 2006.11.18 622
33 깡통이 엎드린 소리 구자애 2006.10.02 622
32 느티나무 성전 구자애 2010.06.11 621
31 또, 비가 구자애 2010.01.07 619
30 나의 화살은 아직도 살아 있다 구자애 2009.04.20 612
29 문득, 구자애 2010.04.19 610
28 살아내기 5. 구자애 2010.01.05 601
27 척추 세우는 아침 구자애 2010.04.17 599
26 인형놀이 구자애 2011.10.21 594
25 피뢰침 구자애 2007.10.07 574
24 어덜트 스쿨 구자애 2007.06.13 561
23 다 저녁, 숲에 드네 구자애 2011.10.16 559
22 부채이야기 구자애 2010.05.14 557
21 박 쥐 구자애 2006.11.15 557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1
전체:
15,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