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이 있는 밤

2011.12.07 10:15

구자애 조회 수:652 추천:80

기도처럼 엄숙한 겨울이
성전을 향해 뻗어 있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노래 언 땅을 적시면
막혔던 출구가 비상구처럼 열리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누워있는 슬픔도
깨금발로 서 있는 츄리가
한숨처럼 불빛을 토해내면
무르춤한 내일이 눈물처럼 반짝이기도  하는 곳이라네요

천정이 바닥을 끌어안고
포도나무가 가시나무를 토닥이며
구석이 모서리를 밀어내지 않는
찾고 찾으시는 순하고 따스한 곳이라네요

아름아름 짚어가는 어두운 길에
거룩한 당신 언뜻 보이고
평생 뒤척이던 밤도
하이얀 소리 베고 누우면 곤히 잠들 수 있는 곳이라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캐롤이 있는 밤 [1] 구자애 2011.12.07 652
59 미안하다 [1] 구자애 2011.12.04 1003
58 사랑방식 5 구자애 2011.10.22 644
57 사랑방식 4 구자애 2011.10.22 544
56 인형놀이 구자애 2011.10.21 600
55 다 저녁, 숲에 드네 구자애 2011.10.16 567
54 거기가 거기인 줄도 모르고 구자애 2011.10.16 694
53 그림을 읽다 구자애 2011.10.16 362
52 카츄마레이크 구자애 2010.09.07 1255
51 나를 본다 구자애 2010.06.20 917
50 * 시절같은 눔 구자애 2010.06.16 746
49 느티나무 성전 구자애 2010.06.11 630
48 * 멜랑콜리아 패러디 구자애 2010.06.07 728
47 모과 구자애 2010.05.21 753
46 밤꽃 구자애 2010.05.17 804
45 부채이야기 구자애 2010.05.14 570
44 문득, 구자애 2010.04.19 616
43 척추 세우는 아침 구자애 2010.04.17 607
42 등 굽은 소나무 구자애 2010.03.15 683
41 말렝카 [1] 구자애 2010.02.19 662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12
전체:
17,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