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식 4

2011.10.22 00:12

구자애 조회 수:544 추천:62

  한국마켓 제과점 옆, 간이의자에 습관처럼 앉아 1달러짜리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온종일 주문을 외는 여자 바람조차 여물지 못해 물기 덜 마른 소금기 같은 말들로
간간이 영어 섞어가며 이국의 서러움 토해내는 여자 제 정신으론 내 뱉어본 적 없
는 거죽만 남은 속내 두서없이 번복하는 행색이 염전인 여자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남자얘기 할 땐 악센트도 넣어가며 알 수 없는 여인의 대목에선 격앙된 목소리로
가끔은 흥, 흥... , 스타카토로  인연 줄 끊어가며 밀납처럼 봉해졌던 미로속 과거
를 분주한 통로에 메케하게 풀어놓는 여자.

  때론, 아이들 앞세워 나오지 않는 점괘도 쳐 보았을것이다  비행기 소리에 수도없
이 마음 실어 본향에 보내봤을 것이다  남자로부터 견뎌내기 위해 여자는 주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어제도 오늘같이 그제도 내일같이 정신의 혼돈이 남자를 놓아주
는 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마법처럼 풀어놓은 아련한 내력들, 주문을 잊어버렸는지
어디에도 스며들지 못하고 여자의 입이 지나가는 사람들 발 끝에 달라붙어 중얼중얼
하루종일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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