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읽다

2011.10.16 13:29

구자애 조회 수:367 추천:24

무심코 건네받은 그림 한 점
어둔 빛깔들이
한지 위에 아스라이 어룽져 있다
한켠에 푸른기 도는 뭉클한 한 덩이
그 위로 점점이 흐르듯
사날좋게 찍혀 있는 선홍색의 점들
숨을 고르려는지 들쑥날쑥 고동소리 들린다
뚜렷한 것이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막연한 선들을 보며
언어로 짓지 못하는 말들이
어쩜, 세상의 빛깔이겠구나
묻혀있던 말들 다시 꺼내 읽는다

칙칙했던 밑그림 발그레해진다
소통(疏通)이 이루어지려는지  
한지의 가느다란  실핏줄 툭툭 불거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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