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가 거기인 줄도 모르고

2011.10.16 13:53

구자애 조회 수:694 추천:83

`누군가의 시선이 다가온다
오금이 저려온다
지도새도 모르는 기막힌 부킹 공간
도시락은 두고 오세요`
- 나이트 익스프레스-    

이상은
오늘  라디오 모 방송 광고멘트다
공영방송에 선정적 문구라니,

공짜 티켓 세장들고
락 발라드의 황제라는 이승환 콘서트에 간다
아래로 띠동갑인 시누이와 친구는 내내 들뜬 모습이다
공연이 끝나고도 흥이 가시지 않았는지
내 의중은 아랑곳 없이 어디론가 차를 몰고 간다
20여 년 만에 가보는 클럽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두 여인은 웨이터의 손에 끌려가 오지 않는다
멀쭘히 혼자 민망해 하는데
한참 후에야 내 손 막무가내로 잡아끄는 웨이터
내가 간 테이블에는  
노동치고 온 듯한 추레한 남자들이다
무엇을 기대했던가
`죄송합니다` 황급히 되돌아오는데
"괜찮습니다 벌써 다섯번 째 인걸요"
그 대목에서 왜 하필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 싯귀가 떠오르는지
달보다 환한 조명 앞에서
절뚝이는 기분으로 택시를 잡아 타는데
현란한 간판에 ` 익스프레스`라고 쓰여있는 것이 아닌가



* 신경림의 시 파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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