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렝카

2010.02.19 05:13

구자애 조회 수:692 추천:62


**오귀기아 섬을 향해 달리다
   썬셋사거리 신호등에 걸려
   각기 다른 차 안에 나란히 앉아 있다
   나는 애써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30초, 20초, 10초......
   눈물이 고여 비쳐지기 전에 신호가 바뀌어야 한다

   곁과 곁을 사이에 두고
   묵묵히 달려야 하는 비장함의 속도에
   가 닿을 수 없는 線을 가두고
   어느 쪽도 축이 될 수 없게
   마음 견주는 알. 피. 엠이
   가늘게 떨고 있다

   잠긴 슬픔을  엑세레타처럼  밟으며
   혼자 소리내어 말해 본다
   평행!
   역시 맞닿지 않는 입술,
   그 사이로 긴 시간 잘 말아진 동그란 소리가
   행간 속에 젖어 있었는지
   녹턴되어 흘러 나온다

  ` 너무도 아름답게
   서러워져 있는 이 길을 平行이라 하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면면함을 바퀴라 하네
   멀리서 바라볼 때만이
   가까워져 있는 두 선을  비익조(比翼鳥)라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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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김희갑이 91년 모스크바 국립교향악단과 함께 만든 곡이다
  (40대 비련의 여인을 주제로 한 작품)
** 오뒤세우스가 괴물이 사는 여러개의  섬을 지나 아흐레 밤이 되던 날
    사람의 목소리를 내는 아름다운 요정이 사는 환상의 섬, 오귀기 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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