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절같은 눔

2010.06.16 22:35

구자애 조회 수:750 추천:57

도외지에서 공무원인 아들이
퇴직하면  내려와  살거라고
틈날 때마다
70넘은 노모의 집에 묘목을 사다 심는다
급기야는 텃밭에 벚나무까지 사다 심는다
` 낭구 하나면 개새끼가 몇 마린디`
평소에도 마뜩지 않던 노모
한 해 두 해 지나 벚꽃은 자지러지고
잎잎은 자꾸 넓어져
곡식보다 그늘이 많아지자
봄볕 좋은 어느 날  
벌겋게 상기된 느닷없는 목소리
토방위로 튀어올랐다  
시절같은 눔!
갱운기 들어갈 디는 냉기구 심어야할 꺼 아녀
인제, 워측할껴
손에는 노모보다 더 부화가 난
호미자루가 들려 있다



* 바보, 멍청이 같은 놈  - 충청남도 당진지방의 사투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 캐롤이 있는 밤 [1] 구자애 2011.12.07 665
59 미안하다 [1] 구자애 2011.12.04 1018
58 사랑방식 5 구자애 2011.10.22 654
57 사랑방식 4 구자애 2011.10.22 550
56 인형놀이 구자애 2011.10.21 613
55 다 저녁, 숲에 드네 구자애 2011.10.16 579
54 거기가 거기인 줄도 모르고 구자애 2011.10.16 708
53 그림을 읽다 구자애 2011.10.16 367
52 카츄마레이크 구자애 2010.09.07 1259
51 나를 본다 구자애 2010.06.20 927
» * 시절같은 눔 구자애 2010.06.16 750
49 느티나무 성전 구자애 2010.06.11 634
48 * 멜랑콜리아 패러디 구자애 2010.06.07 732
47 모과 구자애 2010.05.21 757
46 밤꽃 구자애 2010.05.17 809
45 부채이야기 구자애 2010.05.14 576
44 문득, 구자애 2010.04.19 622
43 척추 세우는 아침 구자애 2010.04.17 610
42 등 굽은 소나무 구자애 2010.03.15 690
41 말렝카 [1] 구자애 2010.02.19 670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6.19

오늘:
0
어제:
11
전체:
19,492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