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10
전체:
457,396


조회 수 1000 추천 수 16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헤세와 시.jpg




9 월 / 헤르만 헤세


정원이 슬퍼하고 있다.
차갑게 꽃 속으로 빗방울이 스며든다.
여름은 그의 終末을 향하여
조용히 몸을 떨고 있다.

높은 아카시아로부터 나뭇잎이
금빛 물방울처럼 한 잎 한 잎 떨어진다.
여름은 놀라움과 고달픔에 겨워
죽어가는 정원의 꿈속에서 미소를 짓는다.

여름은 아직도 오래도록 장미꽃 곁에
그대로 머물러서, 휴식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리고 피곤해진 커다란 두 눈을
살며시 감는다.


* * *

헤세의 문학을 좋아한다.
특히 바람소리가 行마다 스쳐 지나는
그의 방랑시가 좋다.

헤세의 [9월]은 가을이란 단어가 한번도 없음에도
어둠 없이 표현된 여름의 終末에서
웅장한 가을의 悲感이 묻어난다.

간결하면서도 기품 있는 언어,
결코 어둡지 않은 맑고 아름다운 언어만으로
독자의 가슴 제일 깊은 곳의 서글픔을 끌어올리는
그의 시적 세계를 나는 무한히 동경한다.


                                                         (그레이스)

(2002/9/19- 문학의 즐거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 단상 마음 스침 : 9 월 - 헤르만 헤세 file 홍인숙(그레이스) 2006.01.04 1000
168 패시피카의 안개 홍인숙(그레이스) 2005.09.14 682
167 흔들리는 나뭇잎새에도 우주가 있다 홍인숙(그레이스) 2005.09.14 588
166 수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명상'의 에피소드 홍인숙(그레이스) 2005.11.02 1134
165 수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명상 1 그레이스 2005.09.02 1601
164 화관무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495
163 오늘, 구월 첫날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532
162 와이키키에서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486
161 사람과 사람 사이 그레이스 2010.09.18 1046
160 소용돌이 속에서 홍인숙(그레이스) 2005.07.31 542
159 침묵이 필요했던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5.07.31 558
158 개나리꽃 그레이스 2005.05.09 710
157 길의 속삭임 홍인숙(그레이스) 2005.05.10 664
156 목련꽃 약속 홍인숙(그레이스) 2005.04.28 696
155 단상 마음 스침 : 가재미 - 문태준 1 홍인숙(그레이스) 2005.04.04 1136
154 시와 에세이 침묵이 필요할 때 1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6 949
153 사랑법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5 594
152 내일은 맑음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5 668
151 시와 에세이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6 930
150 가곡시 가고픈 길 홍인숙(그레이스) 2005.03.11 1108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