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38
어제:
13
전체:
457,784


2002.11.14 03:21

수술실에서

조회 수 451 추천 수 8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수술실에서



                      홍인숙(Grace)



   이제 곧 나는
   눈을 감을 것입니다.

   천장의 차가운 형광등이
   파도처럼 출렁이면
   난 곧 깊은 잠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그것은 생각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내가 잠시 다른 숲으로
   기억 못할 산책을 떠나면
   낯선 얼굴들은 순식간에
   내 몸 속에 감춰진
   비밀을 찾아낼 것입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살아온 날들
   속내를 감추고 살아온 실체들

   그들은 한치의 주저함 없이
   나를 들어내어 눈부신
   하늘아래 둘 것입니다

   꼭꼭 숨긴
   그리움 하나만은
   들키고 싶지 않아
   더 늦기 전에
   깨어나야 한다는 것조차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어차피 산다는 것은
   가슴 가득 부끄러움을
   안고 사는 것

   하얀 수술실에도
   달이 떠오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329 흔적 / 크로아티아의 집시 2 홍인숙(Grace) 2016.11.27 140
328 흔적 / 드브로브닉 성벽에서 2 홍인숙(Grace) 2016.11.27 138
327 흔들리는 나뭇잎새에도 우주가 있다 홍인숙(그레이스) 2005.09.14 588
326 단상 훔쳐온 믿음 선언문 1 홍인숙(Grace) 2016.10.19 173
325 수필 후회 없는 삶 홍인숙(Grace) 2016.11.10 88
324 화관무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495
323 시인 세계 홍인숙씨의 시집 '사랑이라 부르는 고운 이름 하나' 를 읽으며 / 강현진 홍인숙 2004.07.30 1172
322 시인 세계 홍인숙 시집 '내 안의 바다'를 읽으며 / 강현진 홍인숙(Grace) 2004.09.09 1197
321 시인 세계 홍인숙 시의 시인적 갈증(渴症)과 파장(波長)에 대하여 / 이양우(鯉洋雨) 홍인숙(그레이스) 2004.07.30 1085
320 시와 에세이 향기로 말을 거는 시인 홍인숙 2003.03.03 751
319 행복한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4.10.30 893
318 행복이라는 섬 홍인숙(Grace) 2010.02.01 949
317 수필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3 홍인숙(Grace) 2017.01.12 321
316 수필 행복 찾기  1 홍인숙(Grace) 2016.11.10 85
315 해 저문 도시 그레이스 2010.02.01 987
314 수필 할머니는 위대하다 7 홍인숙(Grace) 2017.11.29 248
313 한밤중에 그레이스 2010.01.30 525
312 한 알의 약에 거는 기대 홍인숙 2004.07.05 579
311 수필 한 알의 밀알이 떨어지다 1 홍인숙(Grace) 2016.12.06 122
310 하늘의 방(房) 홍인숙(Grace) 2010.02.01 9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