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39
전체:
457,808


2004.07.05 15:47

신기한 요술베개

조회 수 1165 추천 수 15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신기한 요술베개



                홍인숙(Grace)



새벽 세시

알 수 없는 내 안의 비명소리로 일어났다

곤히 잠에 취한 컴퓨터를 깨우고

올망졸망 미명의 길목 기웃거린다

내 이름의 명찰 달고 홀로 밤을 지키는

작은 방들을 돌아보고 편지함에서

이슬 젖은 편지를 꺼내 읽는다

잠든 이웃집 창가에 새벽 입김으로 서성이다

멀어지는 잠의 꼬리를 더듬어 황급히

달리는 시계 바늘을 쫓아간다


싸늘한 외풍이 등줄기 가득 쏟아진다

다시 잠을 청해본다

자야한다는 눌림으로

또 얼마나 많은 뒤척임을 해야 할까

요즘은 시가 써지지 않는다

그 가을 수북이 쌓였던 시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머리만 닿으면 잠 대신 쏟아지는 질기디질긴 상념들

때론 너무 많은 생각들이

한 줄의 자유로움도 용납하지 않는다

날이 갈수록 요술을 부리는 베개만 신기할 뿐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109 떠도는 섬 홍인숙(Grace) 2010.02.01 1049
108 불꽃놀이 홍인숙(Grace) 2010.02.01 1257
107 강가에서 그레이스 2010.09.19 1105
106 진눈깨비 내리는 날 그레이스 2010.09.19 1076
105 스무 살의 우산 2 그레이스 2010.09.23 1229
104 가을, 그 낭만의 징검다리 그레이스 2010.09.30 1131
103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1 그레이스 2010.10.07 1397
102 마주보기 (결혼 축시) 1 file 홍인숙(Grace) 2012.03.20 1242
101 아름다운 눈물 홍인숙(Grace) 2016.10.01 79
100 지평 홍인숙(Grace) 2016.10.01 82
99 축복의 관점 홍인숙(Grace) 2016.10.01 93
98 사람과 사람들 2 홍인숙(Grace) 2016.10.01 217
97 안개 속에서 2 홍인숙(Grace) 2016.10.01 189
96 단상 성서 필사(타자)를 시작하며 1 홍인숙(Grace) 2016.10.19 212
95 단상 삼숙이 나무 1 홍인숙(Grace) 2016.10.19 219
94 단상 꽃을 심었습니다 1 홍인숙(Grace) 2016.10.19 169
93 단상 타임머신을 타고 1 홍인숙(Grace) 2016.10.19 200
92 단상 훔쳐온 믿음 선언문 1 홍인숙(Grace) 2016.10.19 173
91 시인 세계 <한국일보><중앙일보> 홍인숙 시인 새 시집 출간 홍인숙(Grace) 2016.11.01 79
90 시인 세계 <중앙일보><주간모닝> 홍인숙 시인 ‘내 안의 바다’ 북 사인회 홍인숙(Grace) 2016.11.01 322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