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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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2016.11.10 07:40

In Loving Memory of John Ildo Righ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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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Loving Memory of John Ildo Righetti



                                                                                                      홍인숙(Grace)




하이웨이 17은 참으로 경치가 수려한 길이다. 긴 산길을 따라 꼬불거리는 길 양 옆은 수목이 우거지고, 가끔은 사슴도 나와보는 아름다운 길이다.
그 길을 따라가다 산타쿠르즈의 해변가를 돌면 한 쪽엔 끝없는 바다가 펼쳐있고 다른 한 쪽엔 그림 같은 건물들이 자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바닷가의 운치를 더해준다.

가끔 남편의 퇴근 후 우리는 그 곳을 찾는다. 그 곳에서 일몰을 보고, 바다를 사랑하는 이들의 파도 타는 모습도 본다.
그리고 바다에 떠있는 Wharf를 거닐다 운치 있는 레스토랑 'Sea Cloud'에서 다정한 이웃과 찻잔을 기울이며 창 밖으로 보이는 밤바다를 즐긴다.

레스토랑의 유리창 밖으로 검푸른 파도가 밀려온다. 멀리 등대의 불빛이 간간이 바다를 비추고 Board Walk의 현란한 불빛이 검푸를 물결위로 길게 누웠다.
이미 태양은 바다 속으로 침잠하고 어둔 녘 저녁하늘, 평화와 정적만이 갈매기와 물개들을 내일로 향한 취침에 들게 한다.
이렇게 자연을 마주하고 정다운 이웃과 담소하고 있는 시간, 이것이 바로 축복이요, 감사란 생각이 든다.

레스토랑 앞 벤치에는 'In Loving Memory of John Ildo Righetti'라는 글이 각인 되어 있다.
산타쿠르즈에서 태어나 그곳에서만 84년을 살다 간 사람. 30세부터 그의 마지막 순간가지 그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을 하였다는 John Ildo Righetti를 기리기 위해 시(市)에서 기증한 벤치였다.
그는 산타쿠르즈와 그 레스토랑의 상징인 것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며 생을 다 할 때까지 한 곳에서 머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긴 세월을 한 직장에 머물면서 천직으로 삼는다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는 알 것 같다. 그가 얼마나 산타쿠르즈 바다를 사랑했는지..
온 생을 바다와 함께 보냈고, 지금도 바다를 그리며 잠들고 있는 그,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빈자리는 커다란 그리움으로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의 이름이 각인 된 벤치에 앉아본다. 그의 마음과 영혼이 살포시 내려와 앉은 듯, 낯설지 않은 따스함이 느껴진다.
어느새 바다는 잠들고 그의 고른 숨결만이 한 줄기 바람으로 떠있다.
그는 그렇게 바다를 지키며 우리의 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1999년 한국일보 / 여성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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