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2
전체:
457,398


2003.11.05 12:10

삶의 뒷모습 <시와 시평>

조회 수 548 추천 수 5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삶의 뒷모습



                      홍인숙(Grace)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이승하 교수님의 시 평설>

시어로 ‘시간’을 쓰지는 않았지만 인생무상과 회자정리의 뜻을 곱씹게 하는 시가 있습니다.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 ‘삶의 뒷모습’ 전문

저는 홍인숙 시인의 이 작품보다 더 감동적인 시를 이번 호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발견으로 간주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오히려 보편적인 심상과 평이한 언어가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온종일 침상에 계시는 아버지, 헝클어진 백발의 아버지, 구부정한 등을 한 아버지가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을 묘사한 이 시는 이제 팔순이 다 되어가는 제 아버지를 떠올리게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는 두 행은 압권입니다.
시간은 우리를 부단히 늙게 하고 병을 줄 것이니, 시간을 금쪽같이 아껴 써야 하겠지요.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Time is money'라고 했던 것이고
동양사람들은 '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이라고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주문학 통권 제 27호 /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인들] 중에서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209 가곡시 세월 홍인숙(그레이스) 2004.08.04 1195
208 단상 성서 필사(타자)를 시작하며 1 홍인숙(Grace) 2016.10.19 212
207 서울, 그 가고픈 곳 홍인숙 2002.11.14 470
206 가곡시 서울, 그 가고픈 곳 홍인숙(그레이스) 2004.08.04 1288
205 시와 에세이 생로병사에 대한 단상 (부제 -아버지와 지팡이) 홍인숙(그레이스) 2004.10.08 1019
204 시와 에세이 새해에 홍인숙 2004.01.21 974
203 새해 첫날 홍인숙 2004.01.05 550
202 수필 새봄 아저씨 (2) / 아저씨는 떠나고... 홍인숙 2003.05.31 927
201 수필 새봄 아저씨 (1) 홍인숙 2003.05.31 758
200 상한 사과의 향기 홍인숙 2002.11.21 561
199 상처 홍인숙 2004.06.18 424
198 수필 삼월에 홍인숙(Grace) 2016.11.07 135
197 단상 삼숙이 나무 1 홍인숙(Grace) 2016.10.19 219
196 삶이 슬퍼지는 날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562
195 수필 삶의 물결에서                                                               3 홍인숙(Grace) 2016.11.10 147
» 삶의 뒷모습 <시와 시평> 홍인숙 2003.11.05 548
193 삶과 풍선 홍인숙(그레이스) 2007.02.08 1206
192 수필 삶 돌아보기 홍인숙 2003.12.02 868
191 수필 사이 가꾸기 홍인숙(Grace) 2020.10.04 213
190 수필 사월이면 그리워지는 친구 홍인숙(Grace) 2016.11.07 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