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시 - 겨울 산장의 밤(추억 소환)
2023.01.10 13:58
포토시 - 겨울 산장의 밤(추억 소환)
함박눈은
펑펑 나리는데
가로등은 누굴 위해
뜬눈으로 지새는가
백석도 가고
그의 연인 나타샤도 가고
우리의 젊음도
저만치 멀어져 가는데
함박눈은 펑펑 나리고
조을 듯 조을 듯
이 밤을 지키고 선
호박등 가로등
(사진 : 최문항)
가로등은 누굴 위해
뜬눈으로 지새는가
백석도 가고
그의 연인 나타샤도 가고
우리의 젊음도
저만치 멀어져 가는데
함박눈은 펑펑 나리고
조을 듯 조을 듯
이 밤을 지키고 선
호박등 가로등
(사진 : 최문항)
* 아름다운 밤이었다. 꿈같은 밤이었다. 백석의 시와 아름다운 연인 나타샤의 사랑과 함박눈이 어우러진 겨울 산장 문학 캠프! 시가 있어 좋았고 더불어 공감할 수 있는 문우들이 있어 좋았다. 심안에 눈부처로 새겨둔 문학 캠프의 밤! 주먹만한 함박눈과 밤새 불렀던 우리들의 노래. 그 아름다웠던 밤을 어찌 잊으리. ‘사무치게 그립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지. 오~랜 시간, 우리가 함께 그려 온 등고선 나이테. 그만큼이나 우리들 얼굴에 주름도 잡혔지만, 우정어린 문우들이여! 하얀 겨울에 우리 다시 떠나자. 함박눈 펑펑 나리던 그 아름다운 겨울 산장으로!
(P.S : 오! 우연인가 필연인가. 포토 시를 쓴 게 딱 십년 전 오늘이다. 2013년 1월 6일. 하마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빅 베어 파인 트리 산장의 밤을 이토록 잊지 못하다니!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여전히 낭만적인 흰머리 소녀다. 추억을 아이스크림보다 더 아끼는 이 마음 어찌 할거나.)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68 | 포토시 - 고사목 2 | 서경 | 2023.12.28 | 6 |
867 | 수필- 그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 서경 | 2020.04.10 | 7 |
866 | 44, 45, 석 줄 단상 - 내 사랑 팜트리 외 1 | 서경 | 2022.06.13 | 7 |
865 | 98. 99. 석 줄 단상 - 가끔은 외 1 | 서경 | 2022.08.13 | 7 |
864 | 포토 에세이 - 겨울 나무 빈 가지 | 서경 | 2020.04.03 | 8 |
863 | 92. 93. 석 줄 단상 - 이런 신부 어떠세요? 외 1 | 서경 | 2022.08.07 | 8 |
862 | 94. 95. 석 줄 단상 - 피장파장 외 1 + | 서경 | 2022.08.07 | 8 |
861 | 79. 80. 석 줄 단상 - 성 토마스 성당 미사 참례 외 1 | 서경 | 2022.07.15 | 9 |
860 | 12. 석 줄 단상 - 아, 4.29 그날! | 서경 | 2022.05.05 | 9 |
859 | 포토 에세이 - 저마다 제 소임을 | 서경 | 2019.01.26 | 9 |
858 | 수필 - 고양이 돌보기 | 서경 | 2019.09.06 | 9 |
857 | 포토 에세이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 서경 | 2020.02.25 | 9 |
856 | 포토 에세이 - 오리 두 마리 | 서경 | 2020.04.28 | 9 |
855 | 포토시 - 얼음 조각 | 서경 | 2023.12.27 | 9 |
854 | 5행시 - 퍼즐맞추기 | 서경 | 2017.04.26 | 10 |
853 | 수필 - 멋진 조카 러너들 | 서경 | 2017.06.06 | 10 |
852 | 포토 시 - 어머니와 어머이 | 서경 | 2018.07.03 | 10 |
851 | 포토 시 _ 극락조 + 영역 | 서경 | 2018.07.03 | 10 |
850 | 포토 에세이 - 무지개 핀 마을 | 서경 | 2019.02.15 | 10 |
849 | 수필 - 마흔 살 딸아이 | 서경 | 2020.02.25 |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