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수평선
2018.11.26 07:41
수평선은 많은 덕을 지녔다.
해를 숨길 줄 알지만 돌려줄 줄도 안다.
하늘을 품을 줄도 알고 바다를 품을 줄도 안다.
해 질 무렵이면 노을 풀어 섭섭한 맘 달래줄 줄도 알고
절벽 같은 어둔 밤이면 달 띄워 은빛길 열어줄 줄도 안다.
기실, 덕 중에 가장 큰 덕은 ‘선을 긋지 않는‘ 점이다.
수평선은 지평선을 닮아 애초에 선이 없다.
자연은 선을 긋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선을 그을 뿐이다.
이제는 마음의 선을 지우고 누구라도 성큼 한 발 내디뎌
그 선을 넘을 때이다.
푸른 색과 붉은 색을 섞어 휴전선을 없애고
흰색과 검은 색을 섞어 그레이 존을 넓히는 거다.
새벽 하늘에 태양을 띄우며 준엄하게 이르는 수평선의 전언이여!
해 질 무렵의 노을처럼 우리도 마음을 섞을 일이다.
비온 뒤, 하늘에 뜬 무지개처럼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하늘에 수놓을 일이다.
수평선은 오늘도 머리 위에 태양을 띄우며 우리 앞에 섰다.
가없는 수평선.
우리에게 큰 마음을 가지라 이른다.
사랑하기에도 너무 짧은 하루가 아닌가.
(사진 : 강명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48 | 수필 - 딸의 여행 준비 | 서경 | 2020.02.25 | 10 |
847 | 수필- 부활절 삽화 | 서경 | 2022.04.17 | 10 |
846 | 아치스 국립 공원/시 | 서경 | 2017.06.03 | 11 |
845 | 4단 시 - 본향으로 + 시작메모 | 서경 | 2019.03.25 | 11 |
844 | 포토 시 - 아리조나 가는 길 | 서경 | 2019.05.16 | 11 |
843 | 포토 에세이 - 작가의 봄 | 서경 | 2022.03.06 | 11 |
842 | 포토 시 - 교황님의 엄지 척! | 서경 | 2022.03.06 | 11 |
841 | 포토 에세이 - 물구나무 선 나무 | 서경 | 2022.03.31 | 11 |
840 | 1. 석 줄 단상 - 빛살 은총 | 서경 | 2022.04.21 | 11 |
839 | 포토 시 - 추녀 끝 물고기 + 영역 | 서경 | 2018.07.01 | 12 |
838 | 포토 시 - 솔잎 푸른 맘으로 + 영역 | 서경 | 2018.07.01 | 12 |
837 | 포토 에세이 - 하늘에 그린 수채화 | 서경 | 2019.05.29 | 12 |
836 | 68. 69. 석 줄 단상 - 수중 마을 외 1 | 서경 | 2022.07.05 | 12 |
835 | 연시조 - 백사장 갈매기 떼 | 서경 | 2018.07.19 | 12 |
834 | 포토 시 - 월드컵 | 서경 | 2018.06.29 | 12 |
833 | 포토 시 - 팜트리 + 영역 | 서경 | 2018.07.02 | 12 |
832 | 연시조 - 백수 시인을 기리며 | 서경 | 2018.07.19 | 12 |
831 | 수필- 처처에 살아 계시는 분 | 서경 | 2019.09.06 | 12 |
830 | 수필 - 헌팅톤 비치 마라톤 | 서경 | 2020.02.25 | 12 |
829 | 포토 시 - 물안개 | 서경 | 2020.04.03 |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