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함께 보고 싶은 달

2018.10.27 04:51

서경 조회 수:65

함께 보고 싶은 달 콜라보.jpg


퇴근길.
밀리는 차량으로 서행을 한다. 
음악을 틀고 무심히 차창에 눈길을 던졌다. 
그때 눈에 잡힌 샛노란 보름달. 
너무나 맑아 투명한 속살까지 다 보인다. 
차창 앞을 가득 채운 보름달은 정녕 혼자 보기 아까웠다. 
금방 떠올랐는지 산머리 바로 위에 낮게 떠 있다.
달걀 반숙 노른자같이 빛도 곱고 동그만 게 먹음직스럽다.
마음 같아서는 운전을 멈추고 내려서 한참 달구경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줄줄이 연이어 나를 따르는 차량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지나 와야 했다. 
도착해서 보니, 달은 어느 새 중천 가까이 걸려 부겐비리아 사이에서 갸웃거린다.
샛노랗던 색도 이젠 연푸른 빛을 띠며 사방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높은 분이 성체  현양을 하시는 것 같다.
참으로 경이로운 달밤이다.
달을 보는 마음은 다분히 소녀적 취향이지만, 설마 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리라. 
흰머리 소녀면 어떻고 중년 남자면 어떠랴. 
유년의 동화를 떠올리고 그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군들 감상에 젖지 않으리. 
정서가 같고 공감할 수 있는 벗이라면 아무라도 불러 같이 보고 싶다. 
동산에 올라가서 봐도 좋고  바닷가에 앉아서 봐도 좋겠다. 
달을 보고 또 본다. 
달을 함께 보던 사람은 곁에 없지만, 함께 보던 그 날의 마음은 그대로인 듯하다. 
오늘 밤은 맑고 깨끗한 보름달로 인해 내 마음마저 환히 밝아 온다. 
황금빛 극락조도 나와 함께 달구경을 하는 모양이다. 
고운 색이 달빛을 받아 더욱 아름답다. 
월하미인이 따로 없다. 
달아, 밝은 달아.
내가 있어 오늘밤은 외롭지 않구나!
은은한 형광빛으로 외로운 마음들을 포근히 감싸 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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